ADVERTISEMENT

홍콩에로물 바람 다시 불어-"금병매" 3주새 7만동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이번 주말은 공륜의 수입심의가 났지만 왜색이 짙다는 시민들의반발로 3년간 극장 개봉이 보류됐던 미국영화 『장군 마에다』를비롯,『달과 꼭지』『이레이저』『소녀경』등 취향따라 골라볼수 있는 다양한 영화가 선보인다.『장군 마에다』는 유니버설사가 제작하고 고든 헤슬러감독이 연출한 미국영화지만 일본 배우들이 등장하는 사무라이 영화여서 문제가 됐었다.월드컵 공동개최가 결정된지금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거리다.
『하몽하몽』을 연출한 스페인 감독 비가스 루나의 신작 『달과꼭지』는 실컷 엄마의 젖을 먹고 싶어하는 9세 소년이 화자로 나오기 때문에 여성 상반신 노출이 잦지만 선정적이란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기발한 성적 비유와 풍자에 엉큼한 생각보다 웃음이앞서기 때문.지루하지 않고 편안하게 볼수 있으면서도 여운이 남는다. 『이레이저』는 전형적인 아널드 슈워제네거형 액션물.80년대 할리우드의 액션물처럼 SF적인 요소없이 현실에서 일어나는일을 스토리로 꾸몄지만 액션 강도를 높이기 위해 가공할 위력의전자총을 등장시켰다.머리쓰는 일을 오랫동안 한뒤에 보면 두뇌 휴식이 될만한 영화다.
지난주 개봉예정이었으나 1주일 연기된 『미스터 플라워』는 상처 때문에 사랑을 포기한 여자가 헌신적인 남자를 만나 사랑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여성취향의 영화로 부담없이 볼수 있다.
『소녀경』은 『옥보단』이 기대밖의 흥행성공을 거두자 불어닥친홍콩 에로물 바람을 타고 들어온 영화.대개 이런 유의 영화는 비디오 시장을 노리고 「극장 개봉작」이란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단기간 극장에 거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옥보 단』의 성공이영화시장에도 군침을 흘리게 만든 것.『소녀경』은 소녀경의 도움으로 정력을 키우고 무공을 익힌 주인공 영봉이 부모의 원수를 갚는 스토리다.
개봉중인 『금병매』도 『소녀경』과 비슷한 홍콩 에로물로 서울시내 2개 극장에서 3주일동안 7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성적을올렸다.원래는 비디오 출시를 위해 1주일만 상영하려 했으나 뜻밖의 호조를 기록한 것이다.홍콩 에로물은 영화적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포르노 극장이 없는 한국에선 배우들의 관능미 자체가 흥행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관객이 주말보다 평일에 많고 중년남성이많은 점이 특징.한편 『옥보단』의 흥행에 고무된 홍콩에서는 한국시장을 겨냥해 속편을 제작했는데 8월초께 개봉될 예정이다.
평소 영화를 잘 보지않는 중년남성들이 홍콩 에로물에 쏠리는 것만큼 『지독한 사랑』에 30~40대 주부들이 몰리는 것도 재미있는 현상.특히 서울 강남지역에선 주부들 여럿이 함께 찾아오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제작과정에서 줄곧 주목받았던 『축제』는 작품의 질에 비해 흥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태.관람자의 반응은 다 좋지만 장례식이란 소재 자체가 발길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약하기 때문.그러나 중.고교의 단체관람이 쇄도해 단체관람만 6천여명에 이른다.『지독한 사랑』과 함께 개봉중인 한국영화중에서 가장 볼만하다. 흥행면에서 가장 호조를 보이고 있는 영화는 『투캅스 2』와 『미션 임파서블』.올해 흥행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남재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