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별자리 신화로 우주의 꿈 키워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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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학생이 천문대 지붕 사이로 보이는 빛나는 혹성을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하고 있다. [중앙포토]

천문대로 가족체험학습을 떠나보자. 여름에 비해 날씨 변화가 적고 기온이 맑은 요즘은 별자리 관측과 천문대 야간 산행을 하기 좋다. 우리나라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의 우주비행 성공으로 우주에 대한 어린이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천문대 근처 문화 유적지를 함께 둘러보면 역사 공부도 겸할 수 있다.

◆“별자리 신화 들려주면 흥미 쑥쑥”=“천문대로 떠나기 전 부모가 미리 공부할 게 있어요. 바로 별자리에 얽힌 전설입니다. 천체에 대한 아이들의 이해와 흥미를 돋울 수 있어요.”

일산어린이천문대 김승현 천문대장의 말이다. 김씨는 “별자리 전설을 들려주는 데 그치지 말고 기후·절기 변화와 우리나라의 계절별 전통 풍습을 함께 알려주면 과학 지식을 키워줄 수 있다”고 말했다.

7~10월은 견우성(독수리자리의 알타이르(Altair)별)과 직녀성(거문고자리의 베가(Wega)별)이 눈에 가장 잘 띈다. 두 별은 밤하늘의 중심을 차지하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한다. 10월이 되면 그 뒤를 이어 가을의 별자리인 페가수스·안드로메다·페르세우스가 동쪽에서 나란히 모습을 드러낸다. 부모가 두 별에 대한 전설을 들려주면서 ▶두 별 사이에 ‘하늘의 강’으로 불리는 은하수가 생기는 현상과 이유 ▶우리 조상들이 칠석을 입추(立秋)라고 부르며 김장용 무와 배추를 심는 풍습 등을 함께 들려준다.

김씨는 “별 지도로 아이와 함께 별자리 보는 방법을 익혀두면 현장 관측 때 이해하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북극성을 기준으로 하늘의 방향을 찾는 법 ▶계절별 별자리 모양 ▶달의 모양 변화 ▶태양계의 구성과 각 행성 간의 비교 ▶황도 12개 별자리와 점성술 이야기 ▶천체망원경 조작법 등을 배울 것을 조언했다.

◆“우주과학부터 자연·문화·역사 공부까지”=천문대 견학을 자연과 역사를 배우는 답사현장으로 꾸미면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별 관측은 밤 8~11시 산 정상에서 이뤄지므로 관람 이동 전후에 천문대 주변 역사문화유적지를 함께 관람한다. 이를테면 강원도 별마로천문대를 방문할 때 단종(조선의 제6대 왕)의 유배지인 ‘청령포’를 찾아 역사지식을, 석회동굴이 많은 동강을 찾아 자연과학을 배우면 좋다. 천문대를 고를 때 고려할 점이 있다. 일기예보는 보통 낮 동안의 날씨를 표시하므로 별을 관측하는 야간 시간대 날씨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서당골천문대에서 천문과학캠프를 운영하는 김태욱 지도교사는 “구름과 바람이 없는 날, 저녁노을이 예쁜 날, 온도가 갑자기 떨어지는 날, 달빛이 어두운 음력 그믐이 별을 관측하기에 좋다”고 말했다. 방문 목적에 따라 천문대 선택도 달라진다. 관람·체험 위주면 우주공간비행실험·4D시뮬레이터·우주유영체험 등 전시물과 체험시설이 많은 송암천문대나 천문과학문화센 터로, 교육 위주면 강좌 프로그램이 많은 어린이천문대를 고른다. 달빛의 밝기에 따라 보이는 별도 다르므로 첫 번째 방문 때는 달을, 두 번째 방문 땐 성단과 성운을 관측한다. 김 교사는 “매달 음력 6~7일과 20~21일에는 운석이 충돌한 달 표면 자국도 볼 수 있다”며 “관측 시기·목적·내용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예습하면 학습효과가 높아진다”고 조언했다.

박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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