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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Holic] ‘도로 다이어트’로 자전거 길 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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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5일 아침 서울 마포구 망원동길의 자전거전용도로에서 학생들이 자전거로 등교하고 있다. 올 5월 왕복 4차로에서 차로 하나를 줄이는 도로 다이어트 기법으로 만들었다. [김형수 기자]

서울 천호대로는 길동 생태공원~신답철교 구간 10.8㎞에 걸쳐 서울의 동남부를 관통하는 간선도로다. 강동·성동·광진·송파 4개 구를 지나고, 중앙버스전용차로를 포함해 왕복 8차로가 나 있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이 도로를 왕복 7차로로 줄이고, 도시 외곽 방향의 가장 바깥 차도를 ‘자전거 전용도로’로 바꾸기로 했다.

1980년대 미국에서 시행된 ‘도로 다이어트’를 도입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도 위에 자전거도로(보행자 겸용)를 설치하던 자전거도로 정책에서 발전한 새로운 개념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8일 “기존의 자전거도로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 도로 다이어트를 도입하기로 했다”며 “이와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10일 이후 도로 다이어트 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현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 중이다. 차도상의 1개 차로를 자전거 전용도로로 만드는 방안에 대해 찬반을 묻는 것이다. 시는 찬성 의견이 대다수일 것으로 보고 있다.

8월 현재 서울시의 자전거도로는 715㎞. 이들 도로 대부분은 인도 위의 일부를 포장하는 방법으로 설치됐다. 이렇다 보니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가 뒤섞이고, 지하철 환기구나 전기 배전함 같은 보도 시설물이 걸림돌이 돼 안전사고가 잦았다.

서울시가 도로 다이어트를 도입하는 천호대로 일대는 자전거 인구가 많지만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만 일부 나 있다. 시는 폭이 넓은 가장 바깥 차로의 자동차 통행을 폐지하고, 자전거 전용으로 변경한다. 자전거 전용도로와 차도 경계에는 폭 0.5m, 높이 15㎝ 정도의 경계석을 놓는다. 길가에 버스정류장이 필요한 구간은 차도-버스 승강장-자전거 전용도로-보도 순으로 공간을 분리한다. 이 구간에서는 보도 폭이 다소 줄어든다.

은평구의 왕복 6차로인 연서로 연신내역~응암역 2.4㎞ 구간도 도로 다이어트 기법으로 연말까지 자전거 전용도로가 놓인다. 천호대로와 연서로 13.2㎞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놓는 데는 27억원 정도가 투입된다.

서울시의 또 다른 관계자는 “경찰청에 ‘차도상 자전거 전용도로 설치에 따른 교통규제 심의 지침’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해 놓은 상태이며, 이달 중 경찰과 협의를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 5월 마포구와 함께 왕복 4차로이던 망원동길을 왕복 3차로로 줄여 자전거 전용도로로 만들어 시범 운용한 적은 있으나, 간선도로에 적용하기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교통연구원 신희철 책임연구원은 “도로 다이어트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자가용 이용자를 적극 설득하고, 도로 여건과 교통 영향을 신중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시윤 기자 , 사진=김형수 기자

◆도로 다이어트=1980년대 미국 펜실베이니아·플로리다주에서 도입했다. 도로 전체에서 차로 수를 줄이고, 남는 공간에 자전거도로·보도·중앙분리대 등을 놓는 기법이다.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환경·소음 공해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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