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8일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정정길 대통령실장의 예방을 받고 악수하고 있다. 정 실장은 이날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차례로 예방, 이명박 대통령의 추석 명절 인사를 전하고 국정운영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오종택 기자]
전 전 대통령은 쇠고기 파문에 대해 “이 대통령이 아니어도 그렇게 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정 실장이 “우리(참모들)가 대통령을 잘못 모셨다. 능력이 부족하다”고 하자 전 전 대통령은 “나도 청와대에서 일을 해봐서 알지만 미국과 우리나라가 협상하는 문제가 즉각 되는 것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특히 “실무자들이 몇 달 동안 (절차를) 밟아놓고 해놓으면 마지막에 대통령은 내용도 모르고 사인만 하는 것”이라며 “나도 과거 영국을 방문해 대처 총리를 만나 협상할 때 난 잘 모르는 상태에서 우리 국방부 장관이 ‘이렇게 하십시오’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대처 총리가 그걸 고맙게 생각해 3개월 후에 한국을 방문해줬다”고 말했다. 그러자 좌중엔 폭소가 터졌다.
정 실장이 “(이 대통령이) 건강하시라고 말씀하셨다”고 하자 전 전 대통령은 “나는 나이에 비해 젊다고 한다. 31년생(77세)인데 그렇게 보는 사람이 잘 없다”며 특유의 입담을 과시했다.
2002년 전립선 암 수술을 받은 노 전 대통령은 휠체어에 앉아 말 없이 정 실장이 전하는 이 대통령의 안부를 듣기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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