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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미 쇠고기 안 팔아 추석 앞두고 호주산 값 급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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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주말인 지난 6일 대형 할인점에 갔던 주부 Y씨(64·서울 신림동). 추석 때 갈비찜을 만들려고 호주산 소갈비를 사려다 가격표를 보고는 멈칫했다. 한 주 전에는 100g당 2700원 안팎이었는데, 그날은 3250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할인점 측은 “수요가 많아 값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Y씨는 “차라리 미국산 쇠고기를 살까 했지만 어디서 파는지를 몰라 그냥 호주산 소갈비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호주산 소갈비 값이 뛰고 있다. 최근 한 주일 새 20% 가까이 올랐다. 추석 선물용과 음식용으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한우는 비싸고, 경쟁 상품인 미국산 쇠고기는 파는 곳이 많지 않아 소비자들이 호주산에 몰리고 있는 것. 8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5일 기준 호주산 소갈비(냉장육)의 전국 평균 소매가는 500g에 1만3054원으로 1주일 전보다 18% 올랐다. 지난해는 대형 마트에서 뼈 없는 미국산 쇠고기를 팔면서 추석 전에 호주산 쇠고기 가격이 500g당 9800원 선에서 안정세를 보였다.

호주산 쇠고기는 판매도 많이 늘었다. 추석 1주일 전 주간인 1∼7일 이마트 매장의 호주산 쇠고기 판매(금액 기준)는 지난해 추석 1주일 전 주간(9월 10∼16일)보다 24% 증가했다. 미국산 소갈비(LA 갈비)는 호주산보다 500g당 3000원가량 싼 9000~1만원 선에 팔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는 아직까지 백화점과 대형 마트에서 취급하지 않아 판매가 부진하다.

한 대형 마트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를 찾는 고객들이 꽤 있지만, 경쟁사보다 먼저 팔았다가 자칫 불매운동이라도 벌어질까 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호주산 쇠고기 가격만 올라 소비자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쇠고기 수입업체 에이미트의 박창규 대표는 “우리 회사의 대리점 앞에서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가 자주 일어나는 상황이어서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 물건을 받아달라고 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면 올 6월 26일 미국 쇠고기 수입 검역을 재개한 뒤 7일까지 1만185t이 검역을 통과했으며, 이 중 약 4000t이 시중에 풀렸다.

이와 관련해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가격을 낮추려면) 농수축산물의 유통단계를 하나라도 축소해야 한다”며 “20여 개 주요 농식품의 유통단계별 비용을 따져서 이를 절감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장 장관은 “도매·할인매장·백화점의 평균 가격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도시 지역에 축산물 직판장을 만들고, 농협이 운영하는 중대형 판매장도 늘릴 계획이다. 외식업체와 농민이 온라인으로 농식품을 사고파는 사이버 거래소도 내년 하반기에 개장하기로 했다.

권혁주·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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