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 무엇이 문제인가-건설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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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시화호는 수도권 인구및 산업체 분산을 목적으로 추진중인 「시화지구 개발사업」으로 생기는 대규모 간척지와 인근공단에 농업및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됐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동등 해외진출 건설업체들이 80년대들어 철수하는등 극심한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자 고용확대등 정부의 경기부양이 중요한 의도로 숨어있어 철저한 사전준비 없는 졸속계획이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또 방조제로 바닷물을 차단해 드러나는 개펄에 공단과 농지를 조성할 경우 공사비가 절감될뿐 아니라인근 하천에서 흘러드는 물이 모여 자동으로 호수가 생긴다는 어설픈 판단으로 건설,지금과 같은 환경부작용은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 87년 착공당시와 비교할 때 유역내 인구는 4.7배,가동공장은 2.5배,소.돼지등 가축이 2배 이상 증가하는등 「오염원」 팽창을 고려한 환경기초시설 준비없이 방조제만 서둘러 건설함으로써 화를 자초한 셈.
방조제로 담수호를 짓는다는 계획이 처음 수립된 85년 당시 산업기지개발공사(현 수자원공사) 사장은 이희근(李喜根)씨였고 87년 방조제 설계와 공사를 맡은 농어촌진흥공사 사장은 한건희(韓健熙)씨.
결국 5천2백만평의 간석지에서 연간 2만2천의 식량을 생산한다는 「장미빛 계획」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많아졌다.이에 따라 당시 관계자들에 대한 인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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