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 죽은 물 바다방출 계획 환경단체 선상시위로 무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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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24일로 예정됐던 시화호 방류 계획이 환경단체들의 선상시위등강력한 반발로 무산됐다.
농업진흥공사 시화사업단은 이날 오후2시 시화호 8개 갑문 전체를 1시간동안 개방,5백만을 방류할 예정이었으나 환경운동연합회원들이 탄 모터보트가 배수갑문 앞 해상에서 선회시위하는 바람에 방류계획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7월초까지 전체 시화호 물 3억3천만 가운데 4분의1가량인 8천1백만을 바다로 흘려보내려던 계획의 실행여부가 불투명해졌다.환경부 관계자는 『앞으로 2~3일안에 방류여부를 포함한 시험방류 일정등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회원 7명은 이날 낮12부터 모터보트를 타고 『대책없는 시화호 방류 결사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배수갑문 앞을 돌며 해상시위를 벌였으며 시화호 주변에서도 회원과 주민 40여명이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방류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 10이 넘고 육안으로도검은 빛 때문에 50㎝ 아래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오염된 시화호 물을 대책없이 방류할 경우 바다오염과 어장피해가 불을 보듯뻔하다』고 주장했다.또 주민들이 1백20㎝ 짜 리 죽은 돌고래를 시위현장에 들고와 『오염탓으로 죽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주민 하재근(河在根.67.경기도안산시대부동)씨는 『시화호 물은 연탄가루를 풀어놓은 것같고 바람이 불면 코를 막아야 할 정도로 악취가 심하다』며 『시화호가 방류되면 현재 갑문앞 선착장의 꽃게.낙지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학계.환경전문가들도 환경부등이 시험방류 명목으로 많은 양의 시화호 물을 빼내려는 계획이 엄청난 해양 생태계 파괴를 몰고 올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한국해양연구소 諸종길박사는 『개펄에는 평방㎝에 1억마리 이상의 박테리아가 살아 이곳 수생식물.풀등과 함께 육지로부터 흘러드는 각종 오염물질을 분해한다』며 『시화호 물이 개펄을 뒤덮으면 생물 서식지 파괴로 어류 산란장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안산=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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