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문제도 인터네트 영향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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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울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은 요즘 폭주하는 국제전화에 시달리고 있다.격앙된 어조의 빠른 외국어를 일일이 알아듣기 어려워 대부분 일방적으로 끝나는 통화다.수원지검 성남지청,성남중부경찰서도사정은 마찬가지.빗발치는 국제전화로 업무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이같은 국제전화 공세는 인터네트의 「성남 외국인노동자의 집」 홈페이지를 본 세계 각국의 네티즌들이 우리 정부 당국의 외국인 노동자 대우가 부당하다고 항의하는 내용이다.

<본지 6월19일자 2면 보도> 인터네트를 통해 이곳에 접속한 외국인들이 지난 3일 출입국관리소가 성남 외국인노동자의 집대표 김해성(金海成.35)목사와 네팔 노동자부부를 강제연행했다는 내용과 함께 나와 있는 이들 기관의 전화번호를 보고 전화공세에 나선 것이다.
출입국관리소등이 인터네트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있다면 이 컴퓨터가 전자우편으로 마비되었을 판이다.
성남 외국인노동자의 집 관계자들은 이 일로 지난 10일부터 서울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이들 관계자는 『항의전화는 지구촌의 모든 문제에 관심을 갖는 네티즌의 관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나라도 인터네트의 영향력에서 예외가 아님을 강조했다.
성남 외국인노동자의 집 홈페이지에는 하루 2백여명이 접속하고있다.이들중 30~40%에 이르는 외국인들이 성남 외국인노동자의 집에 격려의 전자우편을 보내고 출입국관리소등에 항의전화를 하고 있는 것.지난해 9월에는 프랑스 핵실험에 대한 전세계 네티즌들의 항의 전자우편으로 프랑스 외무부의 컴퓨터가 마비된 일도 있다.
성남 외국인노동자의 집 홈페이지를 무료로 제작해준 정보연대 대표 이혁(李革.22)씨는 『많은 네티즌들이 월드와이드웹을 통해 범세계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법을 배운다』며 인권문제등 지구촌의 모든 문제에 대한 인터네트 사용자들의 4 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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