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대규모 화학테러 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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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요르단 치안 당국은 26일 "최대 8만명의 사망자를 낼 뻔한, 알카에다와 연관된 무장세력의 화학테러 공격을 저지했다"고 발표했다. 치안당국은 "10명으로 구성된 요르단.시리아 출신 테러분자들이 황산 등 폭발물 20t을 트럭에 싣고 수도 암만에서 대규모 자폭테러 공격을 벌일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치안당국은 "지난달 말 이들 중 요르단인 4명과 시리아인 2명을 체포했으며 20일 사살된 4명의 테러범들도 이들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26일 요르단 국영 TV는 20분에 걸쳐 체포된 테러분자들의 진술 및 자백을 방영했다. 이들은 방송에서 입국 경위, 테러 준비 과정 등을 고백했다. 방송은 또 압수된 무기 및 20ℓ들이 플라스틱 및 금속 용기에 든 화학물질을 공개했다.

주모자로 알려진 아즈미 자이유시는 최근 이라크 내 테러의 배후로 지목돼 1000만달러(약 120억원)의 현상금이 붙은 요르단 출신 알카에다 고위간부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의 지시로 테러를 계획했다고 털어놓았다. 자이유시는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 그를 처음 만나 폭발물 제조기술을 배웠으며 지난해 1월 이라크에서 다시 만났을 때 알자르카위는 "친미 요르단에서 테러를 선동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후 시리아에서 알자르카위 측으로부터 테러 착수금 17만달러를 받았으며 요르단에 침투한 뒤 폭발물, 화학물질 20t, 무기 등을 사모으는 중이었다고 진술했다. 다른 테러범 후사인 샤리프는 "트럭 4대를 자폭공격용으로 만들기 위해 범퍼 보강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요르단 치안 당국은 이들이 계획대로 공격했다면 정보부, 요르단 총리공관 등 정부시설과 미국 대사관 등이 초토화되고 주거지와 쇼핑몰.의료시설 등이 밀집된 반경 2㎞ 내에 거대한 독구름이 형성돼 사망 8만명, 부상 16만명이 발생하는 등 9.11 테러를 능가하는 최악의 참사가 날 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테러범들의 자백방송에 대한 진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요르단에선 98년 암만 호텔 폭파 기도 혐의를 받은 테러범들의 자백을 방영했지만 5년 후 모두 무죄로 석방된 일이 있기 때문이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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