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EXCO, 침체된 대구 경제에 새 활력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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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대구시 산격동에 있는 대구전시컨벤션센터(EXCO)는 지난달 의미있는 전시회를 열었다.

국내 처음으로 국제소방안전엑스포(DAEGU FIRE&SAFETY EXPO)를 연 것이다. 대구지하철 참사 1주년에 맞춰 기획된 이 이벤트성 전시회에는 23개의 외국업체를 포함해 소방 관련 업체 130개사가 참가했다.

나흘간의 전시 기간에 7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지방에서도 얼마든지 국제 전시회를 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큰 성과라고 대구지역 경제인들은 입을 모았다.

백창곤 EXCO 사장은 "서울의 전시 업계는 '유망한 전시회를 하나 놓쳤다'며 후회할 정도로 국제소방안전엑스포는 예상보다 큰 성과를 올렸다"고 말했다. 올 EXCO의 전시 일정은 빡빡하다.

지방 전시장으로서는 유일하게 전시공간 가동률이 70%선을 넘어서 부정기적인 전시회는 예약받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제2 EXCO 추가건립'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고속철도 개통으로 앞으로 지방 컨벤션 산업의 취약점이 상당 부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3년 전 EXCO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걱정이 많았다. 대구지역에서 내세울 만한 전시회가 없는데다 해외 업체들도 지방에서 열리는 전시회 참가를 꺼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관 첫해에 25%에 머물던 EXCO의 전시공간 가동률은 이듬해에 34%로 올랐다. 지난해에는 이의 두배로 늘었다. 전시장 가동률은 전시회 준비기간 등을 감안해 65%가 넘으면 포화 상태다.

EXCO가 예상보다 일찍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처음부터 전시 콘텐츠 개발업무를 전문화해 대형 국제전시회가 열리도록 기획했다.

2002년 국제통상 전문인력을 뽑아 전시컨벤션기획사(대구컨벤션뷰로)를 따로 설립했다. 대구국제섬유박람회 등 대구지역 경제와 관련 있는 간판급 전시회를 잇따라 선보였다. ▶대구섬유박람회와 국제소방안전엑스포(3월)▶국제모터사이클쇼.국제섬유기계전(5월)▶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 및 전시회(8월)▶대구국제광학전(10월)▶국제자동화기기전(11월) 등은 'EXCO의 빅7 전시회'로 꼽힌다.

지방에서는 드물게 국제규모의 회의도 여러개 유치했다. 2001년 국제청년회의소 아시아.태평양 대회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한.일경제인회의를 끌어들였다. 올해엔 세계솔라시티총회와 고에너지물리학대회가 열린다.

앞으로 열릴 굵직한 국제회의도 적지 않다. 내년 지자체국제연합 아태총회가 열리고 ▶2006년 아태관광협회총회▶2007년 세계입자물리학올림픽 등이 예정돼 있다.

지난 19일 개관 3주년을 맞은 EXCO는 지금까지 모두 90회의 전시회를 열었고 1700여회의 크고 작은 회의들을 치렀다.

오경묵 EXCO 기획홍보팀장은 "전시회 행사를 열어 지난 3년간 1000여개의 해외 기업들이 대구 지역을 찾았다"며 "전시산업이 침체된 대구경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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