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밸리’전주 성장엔진 돌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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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진 전주시장中이 전주기계산업리서치센터를 찾아 탄소섬유 시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전주시 제공]

 전주시의 ‘탄소(카본) 밸리’조성사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산학협력을 통해 탄소섬유 시제품을 선보인데 이어 원천소재 개발에도 발벗고 나섰다.

전주기계산업리서치센터는 최근 가볍고 강도가 뛰어나 ‘꿈의 소재’로 불리는 탄소섬유(CF) 개발에 성공했다. 이 탄소섬유는 무게가 철의 20분의 1에 불과하지만 인장강도는 5배 이상 높다. 1400도 이상 고온에서 뽑아냈기 때문에 불연성이 뛰어나 자동차·항공산업 등에 두루 활용된다.

기계산업리서치센터는 탄소섬유의 원사인 PAN(폴리아크릴로니트릴)원사 개발에도 도전한다. PAN원사는 현재 국내에서 생산하는 곳이 없어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해 쓰고 있다. 일본이 세계 생산량의 70%를 생산하고 있지만 전략물품으로 규정해 해외 반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전주시는 내년 중·하반기에 PAN원사의 시험용 생산시설인 파일럿을 설치할 계획이다. 160여 억원을 투자해 3300㎡부지에 건평 2310㎡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춘다.

본격 가동되면 연간 200t의 PAN원사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탄소밸리 조성=전주시는 탄소섬유를 뽑는 원천소재 개발부터 응용제품까지 양산하는 일관생산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탄소섬유의 경우 2010년부터 연간 1000t 이상을 생산할 계획이다. 탄소섬유는 1㎏당 4만원으로, 현재 한국은 일년에 2500t(1000여 억원 상당)을 수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탄소섬유 시장이 앞으로 5년정도 지나면 5만t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계산업리서치센터는 탄소섬유 외에 탄소나노튜브(CNT)생산도 추진한다. 디스플레이·알루미늄합금·투명전극 등에 사용하는 첨단 신소재인 탄소나노튜브는 1㎏당 40만~50만원부터 최고품은 400만원까지 나갈 정도로 부가치가 높다. 11월쯤 관련 장비를 들여 와 양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전주시는 이들 탄소 관련 생산설비를 한곳에 모으기 위해 255억원을 들여 팔복동 11만여㎡에 첨단산업산지를 조성중이다. 이곳에는 기계산업리서치센터·테크노파크·나노기술집적센터 등 3개 출연기관이 함께 들어선다. 장기적으로는 팔복동 주변에 150만~300만㎡규모의 대규모 탄소관련 복합단지를 조성도 추진한다.

송하진 전주시장은 “탄소섬유·탄소나노튜브 등 제품이 본격적으로 생산되면 5000여 개의 일자리 창출과 수천억원의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탄소를 지역발전을 이끄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탄소섬유는=탄력성이 뛰어난 ‘21세기 꿈의 소재’로 불린다. 불연성·인장강도 등에 따라 등급을 매긴다. T200~300은 낚싯대·풍력발전기 날개·자동차 등 일반산업용으로 사용하며, T 700~800 등급은 우주선 등에 활용된다. 현재 탄소관련 산업의 세계시장은 7조원 정도로 추산되며, 이중 70~80%를 일본이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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