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집권유력 방글라 아와마연맹 하시나 와제드 당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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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아버지와 형제의 원수를 갚기 위해 정치에 뛰어들었던 방글라데시 아와미연맹(AL)당 당수 하시나 와제드(48.사진)가 12일 실시된 총선에서 승리,집권을 눈앞에 두게 됐다.
하시나 와제드는 지난 75년 발생한 군사쿠데타로 살해됐던 방글라데시 초대대통령 세이크 무지부르 라만의 딸이다.
그녀는 이번 총선에서 당시 그녀의 부친과 형제3명을 처형했던지아 울라만의 부인인 칼레다 지아(방글라데시 민족주의당 당수)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승리,가문의 원수를 총이 아닌 표로 누르는 기쁨을 맛보았다.
하시나 와제드는 집권할 경우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사람들을 국가반역죄로 법정에 세운다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
이번 총선에 참여하기 전까지 그녀는 칼레다 지아 전총리의 부패및 선거부정등에 맞서 공무원파업과 관공서 습격및 방화 등을 주도하는등 반체제활동을 벌여왔다.
하지만 현실 정치감각도 뛰어나 지난 90년 쿠데타로 집권한 에르샤드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타도하기 위해 개인적 원한관계를 접어두고 칼레다 지아 전총리와 연대하기도 했다.
물론 이같은 연대는 동상이몽(同床異夢)에 불과해 칼레다 지아의 집권과 함께 반목의 길에 들어섰지만 그녀의 정치감각을 보여줘 국민들에게 분열과 대립만이 벌어지고 있던 방글라데시에서 화합을 이룩해낼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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