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대종살리기>울산시민단체 태화江 지키기운동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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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오염으로 신음하는 「울산의 젖줄」 태화강을 살려내자-.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선도해온 울산의 시민단체들이 공업화가 빚어낸 「공해도시」 이미지를 벗기 위한 환경운동에 불을 지피고 있다. 깨끗한 물.맑은 공기를 만들어 궁극적으로 지역 생태계 회복을 겨냥하고 있는 이 운동은 아직 오염실태 파악 수준의 걸음마 단계이나 『더이상 환경을 악화시킬 수 없다』는 시민들의 의식에 힘입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이 울산 경실련(공동대표 金容彦등 3명)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는 「태화강 보존」 사업.41㎞에 이르는 태화강에 살고있는 30여종의 물고기 가운데 특히 각시붕어를 생태계 복원을 꾀하는 수질개선의 「깃대 종(種 )」으로 삼아 의욕적으로 민물고기 보호활동에 나서고 있다.울산 경실련 최준규(崔準圭)간사는 『비교적 더러운 물에 사는 각시붕어를 태화강의 지표로 정하는데 다소 이견은 있었으나 수질이 악화된 이 강의 현실을 인정,수질개선에 따라 단계 적으로 맑은 물에 사는물고기를 대표종으로 조정한다는 차원에서 1차 깃대종으로 각시붕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20년전 낙동강에서 유입된 태화강 각시붕어는 이곳 환경단체들이 「태화강 민물고기 되살리기 모임」을 결성,지난해 5월 「각시붕어 봄나들이」라는 제목의 태화강 민물고기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전국에 알려졌다.
지난 4일 오후 울산시울주구범서면 태화강 중류인 선바위앞.
경실련 관계자와 자원봉사자 10여명이 각시붕어를 비롯한 버들치.피라미.메기.동사리등 민물고기 서식실태를 확인하고 있다.지난해 실시한 「어류현황조사」에서 이 지역에 물고기 12종이 살고있는 것으로 파악된 바 있어 이날은 산란기 치어 생육상태등을점검한 것.이들은 주변에서 낚시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철수를 권유하는등 환경감시 활동도 폈다.
자원봉사자 오효선(吳孝善.20.울산대 가정관리2년)양은 『아직도 태화강에 많은 물고기가 살고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울산 시민들이 태화강을 각종 생물들이 살아가는 공간으로 인식,이지역 환경살리기에 적극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희 망했다.
태화강살리기 노력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체화되고 있다.지난해에는 사계절에 걸쳐 민물고기 서식과 수질을 파악하고 태화강 주요 오염원 조사를 거쳐 처음으로 「수계오염지도」를 제작.배포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동.식물의 서식을 조사한 뒤 생물지도를 제작할 계획이다.또 강보호를 위한 실제 행동에도 나서 환경단체 관계자.주민.자원봉사자등 80여명으로 태화강을 지키자는 「환경지기단」을 결성,격주마다 하루를 잡아 태화강 탐사에 나선다. 최근들어 「환경지기단」회원에는 중학생 자원봉사팀도 합류하고 있다.
경실련회원 이동고(李東高.동부건설직원)씨는 『앞으로 민물고기로고제작등을 통해 시민들의 관심과 동참을 호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각시붕어 살아있는 조개에 알을 낳는 납자루과의 붕어다.몸이 옆으로 납작하고 체형은 타원형이며 다 크면 길이가5㎝정도다.색깔은 전반적으로 황색을 띠며 수초가 많고 물흐름이완만한 얕은 하천이나 호수에 산다.우리나라에만 출현하는 고유종이며 대 부분 민물에 살고있다.
김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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