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부진 어린이 정서불안이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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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공부 못하는 내 아이의 성적을 올리는 방법은 없을까.
공부를 못한다는 것은 주어진 학습과제를 해내는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삼성의료원 정신과 김승태(金昇泰.삼성학습장애연구소 소장)박사는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원인을 ▶정신지체(지능지수 75~80이하)로 인한 학습지체▶지능지수는 정상이나 우울.불안.강박 등의정서문제나 사회환경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학습부진 ▶지능지수도 정상이고 정서문제도 없지만 뇌의 특정영역에 문제가 있는 특수학습장애와 주의력 결핍.과잉운동장애 등 크게 세가지로 분류한다.
따라서 『공부 못하는 원인을 찾아 원인에 따른 적절한 대책을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를 못하고 수줍음도 지나치게 많아져 친구들과 잘 놀지도 않는데다 공부할 생각도 안한다』는 L(10)양을 검사했다.결과는 지능지수가 75로 약간의 정신지체에 우울이 겹친 상태로 나타났다.공부에 대한 사회적 열 의가 병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L양처럼 지능지수 70~80정도의 경한정신지체 아동들이 특히 문제가 된다.
「일상생활은 잘 하는데 학교공부를 못해 부모나 선생님의 속을썩인다.또 남달리 성실해 저학년땐 중간은 따라가던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성적이 떨어진다.어른들의 야단이 계속된다.그러나공부를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결국 공부도 안하고 우울증까지 겹친다」는 전형적인 과정을 밟는 것이다.
L양은 우울증 치료와 부모의 이해가 필요했다.
『이전엔 공부를 잘했는데 6학년 들어와서는 늘 불안.초조하고성적도 하위권으로 밀려났어요』라는 K(12)군.정서장애 때문에지능은 정상인데도 학습부진이 온 경우다.
불안.우울.히스테리.강박증 등이 대표적인 정서장애.
예를 들어 불안장애가 있으면 집중이 되지 않는다.또 우울증이있으면 의욕이 없어 공부하지 않는다.K군은 6개월정도 불안장애치료를 받고 학습능력이 이전상태로 돌아갔다.『산수.자연은 굉장히 잘하는데 국어를 못한다』는 초등학교 4학년 P(10)양.검사결과 지능지수 1백20,산수능력 6학년인데 읽기능력은 1학년수준이다.진단명은 특수학습장애중 하나인 읽기학습장애.
『해야합니다』를 『해여합니다』로 읽는 등 뇌의 특정영역에 「장애」가 있어 한두 글자를 잘못 읽는다.고학년이 돼도 약간 어려운 받침은 계속 틀리는 쓰기장애,국어나 사회는 잘하나 계산이안되는 산수장애 등도 특수학습장애에 포함된다.그 러나 아이 자신은 자신의 장애를 모른다.원인을 모르는 것은 부모나 선생님들도 마찬가지.그저 야단을 치거나 머리가 모자란다고 단정한다.
보통 초등학교 입학후 이상이 발견되는데 조기진단과 특수치료를안하면 바보취급받기 일쑤다.
『지능은 정상인데도 너무 산만해 공부를 못한다』는 주의력결핍.과잉운동장애도 적절한 치료로 학습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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