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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 자동차 총판권 따준다 사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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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달동안 호텔에서「풀 코스」대접을 받으면 얼마나 나올까.미국에서 생산되는 일본 승용차의 국내 총판권을 따주겠다고 속인 혐의(사기)로 30일 서울경찰청 외사과에 구속된 재미교포 김행걸(金幸傑.35.미국명 캐빈 김)씨가 국내 업자로부 터 받은 대접 규모는 가위 기네스북에 오를 만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안젤루스 도요타 판매회사 딜러인 金씨가 3월19일부터 4월 18일까지 30일동안 서울 C특급호텔에 묵으면서 접대받은 금액은 무려 6천여만원.지난해 상용근로자 월급(1백22만원)의 50배에 해당되는 이 돈은 물론 총판권을 따내려는 유명 양복점 주인 李모(42)씨가 지불했다.
이 기간 金씨의 숙박비는 1천7백50만원.하루 투숙비가 1백만원이 넘는 스위트룸에도 10일간 투숙했다.
그는 또 거의 매일 바와 객실에서 한병에 50만~70만원 하는 「밸런타인 30년」「로열 살루트」등 최고급 양주만 마셨다.
그중에는 한병에 2백50만원이나 하는 코냑 「루이13세」도 포함돼 있다.이렇게 신나게 먹고 마셔 나온 식.음료 비가 자그마치 3천8백여만원.
그는 이밖에 2백만~3백만원하는 VIP 양복 두벌도 얻어 입었다.金씨는 지난해 타결된 한.미 자동차협상으로 올 하반기부터미국산 일본 승용차의 수입이 가능해져 한국에서 총판권 획득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을 틈타 안젤루스 도요타 사장 인 것처럼 행세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79년 미국으로 이민,영주권을 갖고 있는 金씨가 지난해 11월3일에도 12만달러(9천6백여만원)를 미국으로 불법 송금한 사실을 확인,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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