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 시나리오 경영 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국제유가(油價)가 안정돼있었던 지난 68년 미국의 정유회사 쉘은 엉뚱하게 유가파동 시나리오를 내놓았다.즉각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 시나리오는 그러나 몇년뒤 오일쇼크가 현실로 닥치면서 효력을 발휘했다.유가파동의 시기까지 예측하고 미리 대처했던 쉘은 이를 계기로 미국 7대 정유회사중 최하위에서 일약 2위로 올라섰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세우고 경영을 해온결과다.쉘의 사례는 최근 국내기업들 사이에서 주목받고있는 「시나리오경영」의 효시로 꼽힌다.29일 삼성경제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시나리오경영이란」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냈다.
시나리오경영은 미.일등의 선진기업에선 이미 널리 사용돼온 경영기법. 예컨대 사업방침 결정에 앞서 대안(代案)A,B,C,D…를 내고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방식이다.
앞으로 전개될 수 있는 미래상황을 하나씩 그림을 그려보고 각상황에 대해 미리 준비된 대안으로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미래예측성과 스피드가 중요한 요소가 된다.
보고서는 남아공 앵글로 아메리카사의 흑백정부 변화에 대비한 경영시나리오를 사례로 들었다.
▶시나리오1:백인통치 계속(백인기업은 현재같은 경영상태 유지해도 무방함) ▶시나리오2:백인+흑인체제(흑인채용 약간 늘리는게 유리함.경영체제는 큰 변화 필요없음) ▶시나리오3:백인통치불가능(모든 분야의 변화 발생.현재와 다른 경영체제가 필요함)세번째가 현실화함에 따라 이 회사는 시나리오를 훨씬 구체화시켜경영체제를 대폭 바꾸는 변화를 단행했다.이처럼 시나리오를 세우고 있으면 변화하는 환경에 즉시 응전할수 있다.삼성경제연구소의박희정연구위원은 『70~80년대 기업환경은 예측가능한 지속형 또는 점진적 변화형이라서 근면.성실로 대처할수 있었다』고 말했다.박연구위원은 『시나리오경영은 난기류의 기업환경 변화속에서 예측불허의 상황일수록 효과적인 경영기법』이라고 주장했다.
박영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