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생활 염증 歸農 늘어-전북도 작년1천1백가구 되돌아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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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무작정 도시로 나가 막노동판이나 공장을 전전하다보니 건강마저 악화돼 다시 흙으로 돌아왔습니다.교통지옥,메마른 인심,따라잡기 어려운 사회변화등에 더이상 버틸 수 없었습니다.』 지난 89년 논 2천여평등 전재산을 팔아 마련한 1천여만원을 가지고가족 5명과 함께 서울로 떠나 4년여동안 도시생활을 하다 지난93년 고향으로 돌아온 이영봉(51.익산시오산면남전리)씨.
관악구봉천동 산동네에 방 두칸짜리 집을 전세로 얻은 李씨는 건축공사장을,부인은 공장에 다니며 4년여동안 생활해 왔으나 오히려 농촌에서 살때보다 더욱 빈곤한 생활을 했다.그는 견디다 못해 고향을 떠난 것을 후회하며 다시 고향을 찾았 다.도시생활에 염증을 느껴 李씨처럼 귀농하는 인구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27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92년부터 이같은 역이농 사례가늘어나기 시작,93년 3백20가구에서 94년 7백10여가구로 늘어났고 지난해엔 1천1백여가구에 이 른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농촌을 떠나는 가구는 92년부터 줄기 시작,93년 2백50여가구에서 94년 1백40여가구,95년 90여가구로 감소했다.최근 전북농촌진흥원이 농촌으로 돌아온 농민 2백84가구를표본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의 68%인 1백93가구가 수입이 농촌보다 적기때문이라고 응답했다.또 40%인 1백10가구가 도시환경이 극도로 오염돼 건강이 악화되고 자녀들이 다른 학생들에게 열등감을 가져 탈선우려등 때문에 농촌으로 되돌아왔다고 답했다.
전주=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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