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자살폭탄 테러 최소 62명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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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한 파키스탄 여성이 21일(현지시간) 와 칸트 지역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후 병원에서 피해자들의 신발을 확인하고 있다. 누가 희생당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와 칸트 AP=연합뉴스]

파키스탄 군 당국이 운영하는 무기공장에서 21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2건의 폭발이 일어나 최소 62명이 사망하고 8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CNN 등 외신들이 이날 보도했다.

자살폭탄 테러는 수도 이슬라마바드 서쪽 35㎞에 위치한 와 칸트 지역의 군 무기 공장에서 발생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폭발은 수천 명이 근무하는 이 공장의 교대 시간에 일어났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탈레반은 자신들이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경찰은 내다보고 있다. 한 목격자는 현지 지오(Geo) TV에 “2명의 남자가 정문 앞에서 폭탄을 터뜨렸다. 폭발 당시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로 정문 앞이 붐볐었다”고 말했다.

테러가 발생한 와 칸트의 무기공장 단지에는 야포·탱크·대공포 등을 만드는 20여 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테러 발생 직후 현지 경찰은 무기공장 단지 주변과 이슬라마바드에서 30㎞ 떨어진 근교 마을 탁실라와 라왈핀디를 봉쇄한 채 조사에 착수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전국에 테러 경계령을 발령했다. CNN은 현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 폭탄 테러가 이슬라마바드-라왈핀디 지역에서 발생한 것 중 피해 규모가 가장 크다고 전했다.

무샤라프 사임 다음날인 19일에는 데라 이스마일 칸 지역에 있는 병원 입구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29명이 죽고 35명이 다쳤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19일 테러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파키스탄에서 활동하고 있는 탈레반은 정부군이 최근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자신들에 대한 군사작전에 나서자 이에 반발해 12일 정부와의 전면전을 선포했으며, 이후 군인이나 군 시설 등을 목표로 한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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