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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왕국 재건 청신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드라마왕국 중흥을 노리며 최근 5편의 드라마를 잇따라 선보인MBC의 봄철 대공세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3주정도 지난 지금 시청자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이런 반응을 얻은 이유로는 무엇보다 주연 배우들의 성숙해진 연기력과 색다른 소재를 적절히 배합,시청자들에게 보는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는데 있다.
가장 화제를 모으는 작품은 스타급 연기자를 쏟아부은 미니시리즈 『1.5』(이관희 연출.박정화 극본).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데 실패하고 고국으로 되돌아온 미국이민 1.5세대들의 사랑과갈등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우선 관심을 끈다.
게다가 영화 『본 투 킬』에서 연기력을 키우고 호흡을 맞춘 심은하.정우성,역시 『은행나무 침대』에서 열연한 신현준이 벌이는 팽팽한 삼각관계도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또 손지창의 철부지 연기와 제몫을 해내는 새내기 김소연 .이현석등도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수목드라마 『사과꽃 향기』(장용우 연출.정유경 극본)는 서울근교,보수적인 아버지라는 전근대성과 방송국,운명을 개척하는 딸들로 이어지는 근대성의 대립구조가 선명해 주중의 단조로움을 해소시켜 준다는 평.
김혜수를 둘러싼 윤동환.김승우.박신양의 4각관계도 새로운 관심거리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KBS일일극『바람은 불어도』가 종영되기한달전 전격 편성된 일일극 『자반 고등어』(박철 연출.김정수 극본)는 당초 기대를 능가하고 있다.
『전원일기』의 김회장댁에서 푼수 카페마담 공심여사역의 김혜자와 일용어머니에서 섹시한 중년 과부가 된 김수미등으로 「기존 배우들의 성격 파괴」를 내세워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는데 성공했다. 새 아침드라마 『달콤한 인생』(김준호 연출.최순식 극본)도 조형기.강남길등 밝은 배역과 건강한 일상을 소재로 해 불륜드라마로 점철됐던 주부들의 아침을 밝게 했다.
이에 비해 관심을 모았던 주말연속극 『동기간』(장수봉 연출.
박진숙 극본)에 대한 평가는 다소 분분하다.
「아버지 부재시대」에 진정한 아버지상을 되새겨보려는 기획과 시골 제재소라는 정감어린 배경선택엔 긍정적이다.
그러나 일부 주연급 여자 연기자들의 연속 출연으로 신선감이 떨어지고 오히려 이민영.조미령등 신인급 연기가 더 튄다는 지적이다.여기에 야외녹화인 만큼 시청자들의 호기심어린 눈길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카메라 동작도 어색하다는 분석도 나 오고 있다.
방송비평가들은 『1.5』와 『사과꽃 향기』등에서 나타난 순조로운 출발이 쾌속 순항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지나치게 뒤틀린 갈등구조의 지속적인 나열보다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설득력 있는 드라마적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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