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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레저] Version up 제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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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따라비 오름에서 내려다 본 풍경.

언제 찾아가도 여행자를 실망시키지 않는 제주도. 항상 제주는 신비한 느낌을 준다. 찾아갈 때마다 제주의 맛은 다르다. 매번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새롭게 나타난다. 그래서 제주는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애인을 닮았다. 처음에는 낯설다가 어느새 친근해지고, 곧 아득해지며 다시 그리워진다. 그게 제주도의 매력이다. 최근 떠오른 제주 여행 포인트를 안내한다.

1 오름 트레킹=제주도에는 360여개 오름(기생화산)이 있다. 화산 폭발로 제주도가 거의 만들어진 뒤 땅속에 남아 있던 뜨거운 기운, 즉 용암이 숨구멍을 찾아 여기 저기서 분출하며 오름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그러니 오름은 제주 생태의 대명사이며, 제주 생성 역사를 담고 있는 블랙 박스다. 제주 동부, 구체적으로는 동부 관광도로(97번 도로), 16번 도로 주변이 오름의 천국이다. 그런데 초보자가 오름을 체험하기란 쉽지 않다. '산굼부리' '아부오름' 정도 외에는 아예 도로에 이정표조차 없다. 그러니 도로 좌우로 수많은 오름을 스쳐 지나가면서도 어느 것이 무슨 오름인지 알 수 없다.

지난해 말 생긴 제주에코투어(www.jejueco.com)라는 여행사가 오름 트레킹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하루 동안 오름.해안가.하천을 트레킹한다. 참가비는 어른 기준으로 주말 4만5000원, 주중 4만원. 2명 이상의 참가자가 모이면 트레킹을 진행한다.

2 김영갑 사진 갤러리(남제주군 성산읍 삼달리)=20년 전 제주도에 들어와 고집스럽게 제주도 사진을 찍어온 사진작가 김영갑씨가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곳. 폐교 교사(校舍)에 오름 등 제주의 자연과 제주 사람을 담은 흑백사진.컬러사진들이 진열돼 있다(전시되는 사진은 3, 4개월마다 다른 사진으로 바뀐다고 한다). 올 여름 정식 개관할 예정으로 전시관 앞뜰, 그러니까 폐교의 운동장에는 여전히 정원 꾸미기가 진행 중이다. 그래도 갤러리는 소리 없이 방문객을 불러모아 평일에는 40~50명, 주말에는 400~500명이 찾아온다.

"아직 완성도 안됐는데, 많이들 찾아오시네요. 제주도의 속살을 보고 싶은 분들이 왔으면 좋겠어요. 갤러리 사진 중 흑백은 1990년 이전의 작품들이에요. 그러니까 풍경이 지금과는 다르죠."

전시관 내 시멘트 바닥에 뒹굴고 있는 현무암, 현무암을 쌓아 울타리를 두른 정원 곳곳에 서있는 토우들(대부분 여자를 형상화한 것들로 성읍에 사는 미술가 김숙자씨의 작품이다), 그리고 바람에 시달려, 아니 바람과 어울리며 줄기가 휜 나무들(올 봄에만 30여 그루의 나무를 정원, 즉 운동장에 옮겨 심었다). 알고 보니 제주의 삼다(三多)인 돌.여자.바람을 형상화한 것이다. 12번 국도 삼달교차로에서 삼달 방향으로 농로를 따라 1.4㎞ 들어가면 도로 왼편에 갤러리가 있다. 오전 10시~오후 6시. 갤러리에서 김영갑씨 사진 에세이집을 살 수 있다. 064-784-9907.

3 사륜오토바이=농업 기구로 국내에 들어온 사륜 오토바이, 전문 용어로 에이티비(ATV.All Terrain Vehicle)가 최근 제주 여행자들 사이에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울퉁불퉁하며 돌이 많은 제주 지형과 지질이 사륜오토바이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성읍 민속마을 인근의 '에이티비 제주 조이' 등 사륜오토바이를 탈 수 있는 시설이 최근 4곳 생겼다. 운전이 쉬워 초등학교 3학년 정도 이상이면 운전면허가 없어도 누구나 탈 수 있다. 대부분의 업체가 헬멧.가슴보호대.무릎보호대.장갑 등의 안전장비를 갖추고 있다.

에이티비 제주 조이(064-787-2040)의 경우 탑승 요금은 기본 코스(약 25분 소요)가 90㏄ 2만원, 150㏄ 2만5000원. 2인이 한대에 함께 탈 경우 어른은 1만원, 어린이는 5000원을 더 받는다. 비가 오는 날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

4 열기구파크(서귀포시 서홍동)=지상 150m 상공에서 서귀포시를 내려다볼까. 서귀포 시내 12번 도로변에 열기구 파크가 지난 1월 생겼다. 헬륨 가스를 채운 기구 한대를 와이어로 지상에 고정시켜 놓고 손님을 태운 뒤 와이어를 조금씩 풀어가며 기구가 상승하게 한다. 최대 30명이 동시에 탈 수 있다. 상승 및 하강 시간을 포함해 20~25분 정도를 탄다. 서귀포 시내는 물론 제주월드컵경기장, 문섬.숲섬.범섬 등 서귀포 앞바다에 떠있는 섬들이 내려다보인다. 일요일은 휴업하며 초속 13m 이상의 강풍이 부는 날에도 기구를 띄우지 않는다. 오전 9시~오후 10시 영업. 탑승료는 어른 3만5000원, 중.고생 2만5000원, 초등학생 1만원, 만7세 이하는 무료. 개장 할인 행사로 5월 말까지는 어른 2명이 정상요금으로 타면 초등학생 2명은 무료다. 064-732-0300, www.ballooning.co.kr.

5 나비레 전시관(북제주군 한경면 용수리)=나비등 곤충 표본 400여종 2만마리를 전시하고 있다. 중장비 기술자로 일하며 20여년간 취미 삼아 나비 표본을 모아온 박노신씨가 수집한 것들이다. 나비 이외에도 풍뎅이.사슴벌레.하늘소 등 덩치 큰 곤충 표본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7월 개관했다.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어린이 2000원. 연중무휴. 064-773-2388, www.nabire.co.kr.

6 하멜 상선 기념관(남제주군 안덕면 사계리)=네덜란드인 하멜의 제주 표착 35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8월 산방산 용머리 해안에 하멜 상선을 재현해 전시관을 꾸몄다. 길이 36.5m 높이 11m의 범선 내에 하멜 일행이 제주도에 표착해 13년간 조선에서 억류 생활을 하다 탈출하기까지의 생활을 담은 영상물을 상영하며 당시의 항해 도구 등을 전시하고 있다. 오전 9시~오후 6시 개방. 연중 무휴. 입장료 1000원.

제주=글.사진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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