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1위에 금메달까지 … ‘새 황제’ 나달 납시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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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나달이 두 손으로 스트로크하고 있다. 나달은 윔블던과 프랑스오픈에 이어 올림픽까지 석권했다. 나달은 18일 세계 랭킹 1위의 오른다. [베이징=올림픽 사진공동취재단]

젊은 테니스 천재 라파엘 나달(22·스페인)이 올림픽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나달은 17일 올림픽 그린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페르난도 곤살레스(칠레·15위)를 3-0(6-3, 7-6, 6-3)으로 완파하고 올림픽 정상에 올랐다. 전날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2-1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한 나달은 곤살레스를 맞아 첫 세트를 6-3으로 쉽게 따냈다. 그러나 곤살레스는 2세트 전열을 정비, 반격했다. 나달은 5-6으로 뒤진 채 시작한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15-40까지 뒤져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집념의 나달은 포기하지 않고 따라붙어 결국 듀스를 만들었고 타이브레이크에서 7-2로 이겼다. 두 번째 세트에서 약간 멈칫했을 뿐 나달은 1, 3세트를 완벽히 제압해 완승을 거뒀다.

2008년은 나달에게 최고의 해다. 나달은 올해 잔디코트인 윔블던에서 세계 랭킹 1위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5세트 접전 끝에 무너뜨리고 우승하면서 클레이코트에서만 강한 반 쪽짜리 선수라는 딱지를 뗐다. 프랑스 오픈에서도 페더러를 꺾고 우승한 그는 18일 발표되는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에서 4년 넘게 계속된 테니스 황제 페더러의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물려받기로 돼 있다.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서는 그가 올림픽 금메달까지 수확한 것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단·복식을 석권했던 칠레는 2연패에 실패했다.

여자단식에선 세계랭킹 7위의 엘레나 데멘티에바가 세계 6위이자 러시아 동료인 디나라 사피나에게 2-1(3-6, 7-5, 6-3)로 역전승, 금메달을 땄다.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러시아의 베라 즈보나레바(11위)가 중국의 리나(42위)를 물리쳐 여자 단식 금-은-동을 모두 러시아가 휩쓸었다. 여자복식 결승에서는 세리나·비너스 윌리엄스 자매의 미국이 스페인을 2-0으로 가볍게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벌어진 남자복식 결승전에서는 페더러가 자신의 첫 금메달을 목에 걸고 남자단식 탈락의 설움을 달랬다. 스타니슬라스 바빙카와 한 조를 이뤄 출전한 페더러는 결승전에서 시몬 아스펠린-토마스 요한손(스웨덴) 조를 3-1(6-3, 6-4, 6-7, 6-3)로 물리쳤다. 그의 금메달은 올림픽 도전 세 번째 만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단식 4위에 그쳤고, 2004년 아테네에서는 2회전에서 탈락하며 올림픽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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