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중국 지도부 연쇄 대화록] 김정일 "농업 발전 등 매울 것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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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左)이 중국 방문 중 장쩌민 중국 중앙군사위 주석과 만나고 있다. [중국 CC-TV 화면 촬영]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대변인 류훙차이(劉洪才)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기간 중국 지도자들과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다음은 신화통신이 전한 내용을 주제별로 재정리해 번역한 것이다.

◇북핵 문제

양측은 베이징(北京) 3자 회담과 2차에 걸친 6자 회담이 일궈낸 적극적인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6자회담의 지속적인 개최를 추진하며 한반도 핵 문제가 최종적으로 평화적인 방법에 의해 해결되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

▶후진타오(胡錦濤)주석=중국은 한반도의 이웃 국가로서 일관되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해 왔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하며 대화를 통해 핵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 북한의 합리적인 관심 사항은 마땅히 중시돼야 하며 해결돼야 한다는 점을 주장해 왔다.

▶金위원장=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울인 적극적인 노력과 이 과정에서 보여준 중요한 공헌을 높이 평가한다. 북한은 최종적인 한반도 비핵화의 원칙을 견지하고 있으며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인내심과 함께 융통성을 발휘해 적극 6자회담에 참여할 것이며 아울러 회담이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우리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국제정세

▶장쩌민(江澤民) 군사위 주석=金위원장이 양당과 양국 우호 협력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보여준 적극적인 노력과 중요한 공헌을 높이 평가한다. 양측의 공동 노력 아래 양국의 과거 지도자들이 맺고 키워낸 우리의 전통 우의가 더욱 잘 이어지며 발전하고 있는 점이 기쁘다. 국제 정세는 복잡하면서 변화가 잦다. 중.북의 지도자들은 앞으로도 계속 깊이 있고 솔직한 교류와 의사 소통을 진행해야 한다. 이는 양측 간의 합작과 협조를 강화하는 데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작용을 한다. 중국의 새 지도부는 북한 측과 뜻을 함께해 양국 간 우의가 새 세기에 들어서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다.

▶金위원장=장쩌민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3세대 지도부는 북.중 우호 협력관계를 위해 매우 커다란 공헌을 했다. 우리는 중국의 새 지도부와 함께 노력해 양국 우호 협력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양국관계 평가

▶胡주석=새 세기에 접어든 이래 중국과 북한은 '전통을 계승하고 미래를 지향하며 친선우호의 분위기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정신으로 새 시기 중.북 관계의 발전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양측의 고위층 상호 방문도 좋은 추세에 있다. 양국은 아울러 각 부문.영역의 교류와 합작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경제.무역 방면의 협력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중국은 양국.양당의 우호 협력적인 관계가 발전하는 데 만족하고 있다.

올해는 양국 수교 55주년의 해다. 반세기 이래의 양국 관계 발전을 돌아보면 우리는 양당.양국의 관계가 매우 뿌리 깊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 중국 새 지도부 또한 양국의 과거 선배들이 힘을 기울여 키워왔던 중.북 우의를 진정으로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새로운 상황 아래서 중.북 간 우호 협력의 관계가 새로운 수준에 이르고 전통적인 양측의 우의가 부단히 생기(生氣)와 활력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런 제안을 하고 싶다. 우선 양당 및 양국 고위층 인사의 상호 방문을 확대하고 서로 간의 이해와 신뢰를 높이도록 하자. 아울러 서로 간의 교류를 확대하고 각 영역의 전면적인 협력을 심화시키자. 또 국제와 지역의 중요한 문제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논의하며 협력을 강화하자. 또 양국 간 경제.무역상의 협력을 발전시키도록 하자.

▶金위원장=후진타오 주석의 의견에 전적으로 찬성한다. 올해는 양국 수교 55주년의 해로, 새 세기 들어 양국 관계가 발전해 나가는 과정 중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갖는 해다. 양국 간 우의를 발전시키고 강화하는 것은 양당과 양국 인민의 공통적인 바람이자 의지에 해당한다. 과거 반세기의 역사가 증명하듯 북.중 관계의 기초는 튼튼하기가 반석과 같다. 중국의 새 지도부가 탄생한 뒤 지난 1년 동안 북.중 관계를 더욱 다지고 발전시키기 위해 기울인 일관된 정책 의지와 적극적인 노력에 우리는 매우 고무돼 있다. 우리는 중국과 함께 북.중 간 양당.양국의 긴밀한 협력 전통을 계승하고 아울러 양국 간 우호 협력 관계를 다지고 발전시키는 데 새로운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북한의 최근 성과

▶胡주석=북한의 동지들이 자국 상황에 맞는 발전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점, 북한이 자주 평화 통일의 주장을 내세우고 있는 점, 국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보여주는 노력 등에 모두 지지를 보낸다.

▶金위원장=새 지도부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여러 성과를 거둔 점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 또 중국 새 지도부가 '3개 대표 이론'의 중요한 사상적인 지침 아래에 '인간이 중심이 되고(以人爲本), 국민을 위한 정치(執政爲民)'의 원칙을 견지하며 경제를 신속하게 발전시키고 있는 점, 아울러 사상 처음으로 유인우주선을 성공적으로 발사하고 국제적인 지위와 영향력을 현저하게 높여나가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점을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

우리는 중국이 2020년에 전면적인 소강(小康)사회 건설의 전략적 목표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경제협력

▶원자바오(溫家寶)총리=중.북 국교 수립 이후 55년간 쌍방이 각 방면과 각 계층에서 우호적인 교류와 협력을 해왔다. 양국의 우호 협력 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키고 특히 경제 무역 분야에서의 협력을 돈독히 하자. 중국은 향후 중국 기업이 북한과 각종 형식의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하도록 적극 권유할 것이다(溫총리는 이어 중국의 현재 경제 발전 상황을 간단하게 소개했다).

▶金위원장=중국의 새로운 당 중앙 지도부와 단체로 만나 기뻤다. 북.중 쌍방은 농업 발전과 도시 건설 등 여러 방면에서 서로 배우고 서로 본받아야 할 것이 많다. 중국이 중국 공산당 16차 당 대회 정신의 지도 아래 전면적인 소강 사회 건설의 위대한 사업에서 새롭고 큰 성취를 얻기를 충심으로 기원한다.

번역.정리=유상철.유광종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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