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핸드백등 중소메이커 공동상표로 '공격 경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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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신발.핸드백.우산등을 만드는 중소기업들이 잇따라 공동상표를 내세워 대대적인 광고를 하는 등 공격적 경영에 나서고 있다.
대기업보다 떨어지는 상표 인지도(認知度)와 판촉력을 중소기업들이 힘을 모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신발공업협동조합 산하 1백90여업체는 자신들의 공동상표인 「귀족」 구두 및 신발제품에 대해 지난달부터 신문에 전면광고를 게재했다.
공동상표를 만들기 전 단일 중소기업으로는 꿈도 못 꾸던 일이다.이달초부터 본격 개시할 대리점영업에 앞서 소비자들에게 상표이미지부터 심어 놓겠다는 전략이다.
이들 업체는 지난 3월 「귀족」의 대리점모집 광고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1백30여개 점포와 계약하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올렸다.내년에는 중소도시를 포함해 전국에 모두 4백여개의 판매망이 구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올 연말부터는 TV광고도 낼계획이다.
「가파치」라는 공동상표로 91년부터 영업중인 기호상사 등 가죽제품메이커 13개사는 올초 ㈜CCC(가파치 캐릭터 컴퍼니)라는 별도 판매법인을 만들고 회원사들로부터 연간 2천만~4천만원씩의 회비를 거둬 광고판촉비로 쓰고 있다.올해 광 고비는 모두3억원.월간 여성지를 중심으로 광고를 내며 상품의 품질보증을 위해 ㈜CCC를 통해 품질관리도 하고 있다.
가파치는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 등 중국 내에만 20여곳에 매장을 설치했고 총 46개국에 상표등록을 하는 등 해외판촉에도 적극적이다.
올 들어 서울핸드백조합 산하 20여개 업체가 만든 「각시번」은 이달 중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싱가포르에 해외공동판매망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각시번」은 지난해에 미국 등 4개국에 상표등록을마쳤다.지난해말에는 조합 산하에 「산업기술연구조합」을 설립해 원단 및 디자인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금속가구조합 산하 20여개 업체도 최근 공동상표를 만드는데 합의하고 상표명이 결정되는 대로 무역협회와 손잡고 해외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기호상사의 인용관(印龍寬)자금부장은 『공동상표를 만드는 것은중소기업들의 생존전략』이라고 강조하고 『대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공동상표를 만드는 것 못지 않게 체계적인 판매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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