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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콰도르 갈라파고스-태고신비 간직한 동식물 낙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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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등에는 갈기가 솟고 발톱은 길며 날카롭다.온몸에는 갑옷같은 비늘이 덮여있다.영락없는 중생대의 공룡이다.수백만년전 지구상에서 사라진 파충류중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동물,이구아나의 모습이다. 생물진화론의 고향으로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갈라파고스.동.식물의 낙원인 이곳은 유네스코가 「세계의 유산」으로 선정할 정도로 신기한 동물이 많다.
발정기만 되면 짝짓기를 위해 붉은 목주머니를 크게 부풀리는 군함조가 잡목이 우거진 곳에서도 눈에 잘 띈다.남의 먹이를 가로챈다고 해 「하늘의 해적선」으로도 불린다.
가마우지는 이곳에 사는 고유종.녹청색 눈과 긴 부리를 갖고 있으며 날개가 퇴화돼 날지 못한다.짧은 날개를 퍼덕이며 뒤뚱거리는 모습을 보노라면 절로 웃음이 난다.해안을 뒤덮은 수백마리의 바다사자는 사람이 다가가는데도 놀라는 기색이 없다.
추운 극지방에서만 사는 동물로 알고 있는 펭귄과 바다사자가 더운 적도지방 갈라파고스에서도 서식하고 있다.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갈라파고스 앞바다에 훔볼트해류(한류)를 타고 이곳까지 표류해 온 것이다.갈라파고스는 스페인어로 「거북이 」라는 의미다.한때 남획으로 멸종위기에 놓였던 코끼리 거북은 이곳의 상징동물이다.
총면적은 7천8백평방㎞.
1837년 생물학자 찰스 다윈이 해군의 측량선 비글호를 타고갈라파고스를 방문했다.이곳에는 먹이 종류에 따라 부리가 다른 16종류의 핀치라는 작은 새가 있었다.핀치를 통해 다윈은 『종의 기원』의 단서를 발견했다.그뒤 1839년 『 비글호 항해기』라는 명저가 세상에 발표되면서 갈라파고스는 일반에게 알려지기시작했다.
갈라파고스로 가는 길은 멀다.에콰도르의 수도 키토에서 비행기를 타고 항구도시 과야킬에서 잠시 머무른다.동태평양의 바다위를9백65㎞ 날아가면 발트라섬에 닿는다.발트라공항에 도착한 후 셔틀버스를 타고 선착장으로 이동,예약해 둔 유람 선에 오르면서여행이 시작된다.
갈라파고스는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지만 자연보호를 위해수를 제한하고 있다.또 유람선을 통해서만 관광할 수 있다.
개별여행은 금지돼 있다.관광객들은 배안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한다.동.식물은 물론 돌멩이 하나라도 섬밖으로 갖고 나올 수 없다. 글.사진=허용선〈동아출판사 사진자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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