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올림픽 효과’ 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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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올림픽 효과’가 중국 증시를 끌어올릴 것인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올림픽에 국내 펀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60조원을 웃도는 해외펀드 가운데 38.3%(7월 말 현재)가 중국펀드다. 친디아·브릭스 등까지 합치면 전체 해외펀드 설정액의 절반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일단 올림픽 이후에도 중국 경제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바닥권에 접근한 중국 증시도 반등하지 않겠느냐는 쪽에 힘을 싣는다. 그러나 ‘중국 올인’ 투자는 삼가고 분산투자를 권했다.

◇개최 기간 중엔 ‘반짝 상승’=대체로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개최국의 증시는 강세를 나타냈다. 6일 대신증권이 1984년(미국)부터 2004년(그리스)까지 총 여섯 번의 올림픽을 분석한 결과, 올림픽 기간 중 증시는 평균 3.29% 상승했다.

그러나 올림픽 개최연도의 증시 성적은 별로였다. 여섯 번 모두 개최 전 해의 증시 상승률에 못 미쳤다. 또 개최 이듬해에는 어김없이 경제성장률이 하락했다. 곽병렬 연구원은 “올림픽 개최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가 사그라진 데다 올림픽에 맞춰 풀었던 돈을 거둬들이느라 성장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성장세 이어 갈 것”=올림픽 개최 후 경기가 급격히 악화되는 현상을 ‘밸리(valley) 효과’라고 부른다. 앞서 일본(1964), 멕시코(1968), 한국(1988), 그리스(2004) 등은 올림픽을 치른 후 후유증에 시달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은 다를 것으로 분석한다. 과거 올림픽이 열렸던 수도에 비해 베이징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불과할 정도로 낮다. 88올림픽 당시엔 서울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달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이미 올림픽 이전부터 긴축정책을 통해 초과 유동성을 관리해 왔다. 인플레이션 억제가 중국 경제정책의 핵심 과제였다.

동양종금증권 이동수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올림픽을 위해 에너지 등 가격을 통제하고 금융 부문의 유동성을 억제해 기업 실적이 나빠지고 증시도 하락한 측면이 있다”며 “올림픽이 끝나면 이런 규제가 풀리면서 증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펀드 투자자는=전문가들은 일단 ‘보유’를 추천하는 쪽이 많다. 워낙 많이 떨어져 가격이 싸진 게 첫째 이유다. 세계 경기 둔화에도 중국 내수 시장은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비유통주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도 있지만 2~3년 이상 장기 투자자라면 저가 매수에 나설 만하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펀드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면 분산하는 게 좋다. 펀드의 수익률에 따라 다른 대처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투자증권 조한조 연구원은 “중국펀드에 투자해 수익이 났다면 일부 환매 후 브릭스펀드 등으로 갈아타고, 원금을 까먹고 있다면 환매보다는 계속 보유하라”고 조언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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