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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社 주식 매입權 임원등에 먼저 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앞으로 독일 전문경영진들도 주가만 껑충 뛰면 떼돈을 벌 가능성이 높아졌다.다임러 벤츠 등 독일 유수의 대그룹들이 잇따라 미국식 스톡옵션제(주식매입 청구권)도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톡 옵션제란 경영진에 연봉과는 별도로 주식을 싼 값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제도로 회사의 주가가 뛰면 뛸수록 경영진들에 돌아가는 차액은 커진다.
지금껏 독일에서는 스톡옵션이란 말 자체가 낯설었다.논의조차 공개적으로 이루어진 적이 없을 정도다.『기업이란 주주와 종업원의 공동재산』이라는 독특한 「사회적 시장경제관」이 뿌리내린 독일에선 단지 경영실적이 좋고 주가가 올랐다는 이유 만으로 경영진이 떼돈을 번다는 것에 익숙지 않다.
이런 분위기에서 독일 최대그룹인 다임러 벤츠가 스톡옵션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나섰다.다임러는 최근 이사회 임원과 고위간부1백70여명을 대상으로 주가가 발행가보다 15%이상 오르면 연간 2천주까지의 주식 우선매입권을 줄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계획이 성사되려면 노조측이 절반의 의결권을 갖고 있는 그룹감사회와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위르겐 슈렘프회장은 현재 『주가가 오르면 회사와 종업원들에게도 보탬이 되지않느냐』는 논리로 노조설득에 진력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측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경영진들이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꾀하기보다는 주가 관리에만 매달릴 것이라는 우려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계에서는 이 제도의 도입은 시간문제라고 보고있다.이미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독일 최초로이 제도 채택을 선언해 물꼬를 터놓았고 지멘스나 도이체 텔레콤등 굴지의 기업들도 잇따라 도입을 희망하고 있기 때 문이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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