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조백일장>초대시조-다시 牧民心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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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茶를 달이려고 물 길러 나선 아침 바람끝이 아직 매운 山門을들어서면 梅花香 서늘한 샘터 풍경소리 떠다닌다.
지난 밤 꿈에서 본 등이 휜 물고기도 부연끝 풍경따라 맑은 물에 노니는가 낙동강 장장 칠백리 부대끼는 숨결이여.
위천공단 내린 물은 어디로 든단말고 사무치는 원성 높아 꽃망울이 터진거냐 꽃그늘 깊은 생수를 떠올리는 이 설움.
임금이 등극하는 古典같은 좋은 봄날 우리 민초들은 지나새나 물,물타령 이 강산 잔치마당에 타는 가슴 어이하랴.
□시작 노트=새벽이면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산사에 물을 뜨러 간다.백매화가 활짝 핀 그늘 아래 샘터가 있다.거기서 약수가 솟아난다.샘물에는 매화향내가 가득 배어 있는 듯하다.대웅전의 부연 끝에는 풍경이 봄바람에 맑은 음향을 내면 서 흔들린다.맑은 샘에 그것이 그림자져 마치 산 고기가 노니는 듯하다.어젯밤 꿈속에서 낙동강 물을 따라 떠내려 오던 등이 굽은 물고기가 연상돼온다.설상가상으로 강의 상류에 위천공단을 건립한다는 소문이다.1천만 경남.부산 사람들은 마 침내 가슴이 발칵 뒤집혔다.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약력=▶경남고성 출생▶『현대시학』으로 데뷔▶시조집:『겨울달빛 속에는』,평론집:『우리시의 현주소』▶현재 부산시조 주간.건국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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