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위성시험방송1백일뒤면 국내채널 등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NHK나 스타TV등 외국채널만 나오던 위성방송에 1백일뒤면 국내채널이 등장한다.
오는 7월1일 개시되는 KBS의 위성 시험방송은 일반TV 수상기에 수신기를 달아야 볼 수 있는 SHF(Super HighFrequency:슈퍼초단파)방식으로 지난 18일 서비스를 시작한 무궁화위성 1호를 통해 2개채널로 시청자에 게 선보인다.
NHK등 기존 위성방송이 아날로그방식을 택하고 있는 반면 KBS의 위성시험방송은 한차원 높은 디지털 방식.화질.음성이 훨씬 뛰어난데다 영화와 같은 와이드화면도 즐길 수 있는 반면 대당가격 70만원쯤인 전용수신기를 추가로 달아야 수 신이 가능한게 문제다.
D-1백일을 맞은 KBS는 1TV.2TV등 지상파 2개채널과내용.편성면에서 확실히 구별되는 또다른 2개채널을 선보인다는 전략 아래 프로그램 개발에 부심하고 있다.
보도채널인 1채널은 뉴스.경제.과학기술프로 중심으로 매일 20시간,2채널은 스포츠.고급 문화프로로 평일 16시간,주말 20시간씩 방송한다는 원칙아래 지상파에서 제대로 못다룬 월드 뉴스나 앞뒤가 끊기기 일쑤인 스포츠중계를 전과정(F ull Text) 방송한다는 방침.
이를 위해 담당부서인 뉴미디어국은 최근 제작부서로부터 PD 22명을 증원받아 자체프로 개발에 착수했으며 2백억원을 들여 85평규모의 디지털 전용 스튜디오를 마련,6월부터 가동한다.
그러나 문제는 시험방송 기간중엔 대부분 프로그램이 기존 KBS프로의 재방송으로 메워질 것이란 점.월드 뉴스를 제외한 90%이상의 프로가 기존프로의 재편집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험방송 초기에 수십만원대의 비싼 수신기를 구입할 시청자가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방송사측이 돈이 많이 드는 새 프로 개발을 꺼리기 때문.
초기 시청인구를 10만가구로 전망하고 있는 KBS측은 수신가구가 1백만까지 늘어나면 본방송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재방송이 대부분인 위성방송에 시청자가 금방 늘기는 어려운 게 뻔한 상황이고 보면 방송사측이 먼저 적극적으로 새 프로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북대 신방과 김승수교수는 『원래 위성방송은 문화수출이 주요목적인데 KBS 시험방송은 국내 시청자만 대상으로 대부분 재방송프로를 내보낸다는 점이 문제』라며 『시험방송 기간이라도 새 프로를 최대한 많이 제작해 시청자를 조기 확보해야 곧 닥칠 국제적 위성방송 경쟁에서 살아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