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가본공약쟁점>7.교육제도 개선案-지상토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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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각 정당의 교육관련 총선공약 가운데 쟁점 분야에 대한 전문가들의 지상토론을 들어본다.토론엔 문용린(文龍鱗)서울대 교수,김신복(金信福)서울대 행정대학원교수,김인회(金仁會) 연세대 교수가 참여했다.
◇유치원 공교육화.의무화와 초등학교 5년제 개편 ▶문용린=학제 개편에 대한 명분이 뚜렷하지 않다.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유치원의 공교육화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국.공.사립이 공존하도록 유도해야 하고 사립에 대해서도 반드시 국가의 행정.재정적 지원도 따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김신복=초등학교 조기입학 길이 이제 열린 마당에 갑자기 유치원 취학을 의무화하기 보다 단계적으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낮춰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동안 주로 사립에 맡겨온 유치원 교육에 대한 공적인 투자확대가 필요하다.이 지원은 도시지역보다 저소득층이나 농.어촌등 취원율이 낮은 지역의 유치원에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김인회=학제개편등 제도를 바꾸고 예산을 배분하는 일보다 먼저 교사 양성체제부터 구상해야 한다.어느 정당도 교사양성 체제문제는 방치하고 있다.유치원 교육 의무화.공교육화 등도 마치 만사형통의 열쇠인 것으로 믿게 만드는 선거용 선 전문으로 들린다.그런 발상보다는 좋은 유치원.유아원 등 공공교육시설을 많이만들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모범적으로 운영하면서 동시에 사설유치원등 설립 운영을 권장.지원한다면 이런 기관들간에 경쟁이 활발해지며 소비자들에게 자연히 혜 택이 갈 것이다.
◇중학교 교육 전면 의무화 ▶김신복=중학교 교육을 의무화하려면 재정이 많이 소요된다.이미 읍.면까지 중학 의무교육이 이뤄졌고 공무원.군인.회사원 등의 자녀들에게 학비지원이 되고 있어획일적 추진은 급하지 않다고 본다.
▶김인회=중학교 의무교육 전면 실시안은 중요한 사안이다.그러나 어떤 의무교육이며 어떤 중학교 교육이냐가 문제다.현재와 같이 학생들을 묶어두는 획일적 학교교육 의무화를 전면 실시하는 것은 안하느니만 못하다.
▶문용린=중학교 의무교육 전면 실시는 명분은 그럴 듯하지만 한국교육 사정을 감안할 때 그리 우선순위가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현재 99% 이상의 중학 진학률을 감안한다면 중학 의무교육은 돈은 많이 드나 실질적 이득은 많지 않다.차 라리 그 돈을 중학교 급식 시설이나 교육시설 개선에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도시 학급당 학생수 40명 이하로 감축 ▶김신복=학급인원을 줄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농.어촌 지역은 학생수가 적고 대도시는 과밀학급인데 전국을 평균해 40명 이하로 줄이는 것은 의미가 없다.대도시의 과밀학급 문제는 여전히 남기 때문이다. ▶김인회=과밀학급에 문제가 있다고 학급당 학생수를 줄인다는 식의 경직된 교육투자 발상은 문제가 있다.
다종다양한 사립교육기관들의 설립을 유도.지원하면서 관학의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본다.
▶문용린=2000년까지 학급당 학생수를 40명이하로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실현성이 없어 보인다.
[정리=강양원 교육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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