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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엉터리 교통표지판 실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최근 분당신도시 시범단지내 한양타운으로 이사한 주부 金모(31)씨는 지난 13일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은 여섯살된 아들을승용차에 태우고 유일한 종합병원인 경희분당차병원을 찾아나섰으나병원을 찾지못해 마음을 졸여야했다.
집에서 병원까지는 승용차로 5분거리.그러나 거리 어느 곳에도병원방향을 알리는 도로표지판이 단 한곳도 없어 신도시의 지리를잘 모르는 金씨로서는 병원으로 진입하는 방향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공중전화로 병원위치를 확인하고 25분만에 응급실에 도착한 金씨는 『병원은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들이 찾는 곳인데 위치를 알리는 방향표지판이 단 한곳도 없다니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같이 분당신도시 교통표지판이 엉망이다.주민입주가 본격화되면서 교통표지판을 설치한 94년 8월이후 도로가 신설되고 학교.
병원.백화점등 주요 시설이 새로 설립됐으나 도로표지판은 그대로여서 주민들이 골탕을 먹고 있다.
게다가 개통되지도 않은 도로에 차량진입 표시가 돼있는가 하면부지만 지정된 동사무소와 파출소등 공공시설의 방향을 알리는 표지판도 버젓이 나붙어 있어 주민들이 헛탕치기 일쑤다.
15일 오전7시쯤 분당신도시 백현동에서 구미동을 거쳐 서울로연결되는 도시고속화도로 백현동 진입로 부근.
신도시의 중앙공원앞 네거리에서 고속화도로를 타면 서울로 갈 수 있는 것으로 표기된 도로표지판을 보고 고속화도로 진입로에 들어섰던 10여대 차량이 되돌아 나오느라 법석을 떨고 있었다.
올 6월 개통예정인 이 고속화도로는 현재 한창 공 사중인데도 중앙공원앞 연결도로입구 표지판에는 마치 차량통행이 가능한 것처럼 방향표시가 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같이 고속화도로 진입표시가 잘못된 곳은 고속화도로와 연결되는▶금호아파트앞▶유원지단지앞▶우체국앞▶금곡동사무소앞▶우성11차아파트앞▶라이프11차 아파트앞▶오리역앞▶주공아파트앞▶구미동입구앞등 모두 10곳에 이르고 있어 표지판만 보고 고속화도로로 진입하려다 길이 막혀 되돌아 나오는 소동이 되풀이되고 있다.
게다가 분당신도시와 서울을 잇는 도로는 국도와 경부고속도로.
도시고속화도로(2곳)등 4개의 도로가 있으나 신도시 곳곳의 도로표지판에는 구체적인 도로명은 표기하지 않고 그저「서울」로만 표기돼 있어 초행 운전자들이 경부고속도로나 국도를 타려면 어느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몰라 쩔쩔매는 경우도 허다하다.
오리동네거리의 경우 부지만 지정된채 착공조차 하지않은 오리동파출소와 오리동사무소의 위치를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으며 서현동 서현역사 뒤편 4차선 도로 교통표지판에도 부지만 확정된분당교육청과 소방서의 위치가 표시돼 있다.
반면 정작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차량등록사업소와 종합병원.백화점등을 안내하는 표지판은 아예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분당구청 관계자는 『분당은 신도시여서 도시기반시설.편의시설등이 하루가 다르게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예산.인력부족등으로 도로표지판을 제때 바꿔주지 못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조속한 시일내에 일제히 정비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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