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이덕 '미녀와 야수' PC통신서 표절시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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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이 노래 어디선가 많이 듣던 노랜데….』 최근 음반 판매량과 방송수에서 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디제이덕의 『미녀와 야수』를 접한 가요팬들의 반응이다.1월초 이 노래가 발표됐을 때부터 이같은 궁금증을 품는 사람들이 많았고,그중 일부는 『표절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 도 했다.문제가 된 부분은 전반부의 랩이 끝나고 「이성은 행위앞에 노예/관념은 이유없는 참견…」으로 이어지는 노래부분.『미녀와 야수』의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이 부분은 94년 홍수철이 불러 히트시켰고 지금도 노래방에서 많은 이들이 즐겨 부르는 『황제를 위하여』(박문영 작곡)와 멜로디가 흡사하다.「친구여 두손을 잡아라/이 밤은 우리들의 밤」이란 부분에 『미녀와 야수』의 가사를 그대로 대입해도 노래는 무리없이 진행된다.
이 부분의 멜로디는 또 80년대후반의 인기가수 최성수가 자작곡으로 발표했던 『애수』와도 비슷하게 들린다.『애수』는 전반부외에도 「한쪽의 나래로는 날 수가 없듯이/그대는 왼쪽나래」부분이 『미녀와 야수』의 「달아나지마 더는 갈데가 없어 나의 사랑으로만」부분과 멜로디와 코드진행이 유사하다.또 외국곡과의 유사성을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지난해 발표된 프린스의 「골드 익스피리언스」음반에 수록된 『빌리잭 비치』라는 노래에는 「이성은 행위앞에 노예」와 멜로디는 물론 리 듬이 흡사한 대목이 피아노반주와 보컬로 반복된다.이 노래가 지난달 KBS-2TV미니시리즈 『파파』의 예고편에 삽입돼 방송되는 바람에 PC통신에는 『디제이덕도 표절했다』는 주장이 많이 올라왔다.
과연 『미녀와 야수』가 표절일까.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부분적인유사성을 가지고 표절여부를 판단하기는 힘들다.창작자가 의도적으로 기존에 발표된 노래의 멜로디를 변용해 썼는지,무의식적으로 머릿속에 남아 있던 악상이 악보로 옮겨졌는지,그 도 아니면 순수창작인지 본인 외에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황제를 위하여』의 작곡자 박문영씨는 『비슷한 부분이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표절문제는 개인간의 재산권에 관한 것』이라며 문제삼을 의사가 없다는 뜻을 비췄다.『독도는 우리땅』의작곡자이기도 한 박씨는 『독도…』의 리메이크 제작에 디제이덕과공동작업을 벌이고 있다.『미녀와 야수』에 앞서 지난 겨울 최고인기곡이었던 김정민의 『슬픈 언약식』(이경섭 작곡)의 경우도 비슷한 사례다.「입맞추고 나면」은 빌리조엘의 명곡 『어니스티』의 「Such a lonly world」와 똑같고 전주와 마지막 부분 「우린 하나인데」가 일본가수 나가부치의 「Hold your last chance」와 흡사했지만 의도적 표절인지의 여부는 결국 당사자만이 아는 영원한 비밀로 남아 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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