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에 강한 그들, 우즈 부럽지 않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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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골프장이 대중화하고 있다. 스크린 골프 대회에선 10언더파를 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스크린 프로’들이 동호인 사이에서 스타 대접을 받는다.

스크린 골프도 운동이다. 요령만으로 좋은 스코어를 내긴 어렵다. 더구나 갈수록 기계는 정교해져 간다. 그래도 같은 골프 실력이라면 기계를 잘 알고 화면에 나오는 수치를 잘 이용하는 골퍼가 좋은 성적을 낸다.

최대 스크린 업체인 골프존의 제품 개발자 조성인 책임연구원, 골프존 파크의 장재완 매니저가 매뉴얼을 설명한다. ‘스크린 골프계의 타이거 우즈’ 한천석(최저타 13언더파), ‘스크린의 안니카 소렌스탐’ 손미례(최저타 17언더파)의 실전 레슨도 곁들였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바람 방향과 방향키로 OB 지역을 확인하라. 공이 낮게 날아가는 게 거리 내기 좋다. 기계는 스윙 스피드가 빠른 사람을 선호한다. 부드러우면서 자신 있게 쳐라. 내리막이 심한 티에서는 슬라이스가 많이 난다. IP 지점을 약간 왼쪽으로 틀어줘야 한다. 파 3홀에서도 티에 올려놓고 칠 수 있다.

그린에서
스크린 골프에서 점수가 잘 나오는 이유는 벙커샷과 퍼팅이 쉽기 때문이다. 장재완 매니저는 “실제 필드보다 그린이 느린 편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한천석씨는 “정확히 계산하면 스크린에선 10m 거리의 퍼팅도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크린 고수 한씨의 그린 계산법은 ‘오르막 X10, 내리막 X15 룰’이다. 홀이 볼보다 20㎝가 높은 경우 2m를 더 쳐야 한다. 거리가 5m이고 30㎝가 높을 때는 8m 거리로 계산하고 10m 거리에 홀이 볼보다 20㎝가 낮을 경우 20㎝X15, 즉 3m를 제하고 7m 거리로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씨와 달리 손미례씨는 오르막, 내리막 모두 10을 곱했다.

조성준 책임연구원은 “실제 실험 결과 5m 거리의 15㎝ 오르막에서 7.5m 거리의 힘으로 쳐야 하는 등 두 고수의 계산법보다 약간 더 오르막은 많은 가중치를 두고 내리막은 적은 가중치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표 참조>

한씨는 “옆 브레이크의 경우 화면 격자판에 물결이 흐르는데 그 빠르기를 감으로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장 매니저는 “옆 브레이크에선 태우는 것보다 과감하게 직선 스트로크를 하는 것이 확률이 높다”고 조언했다. 또 가능하면 방향키를 조정해 공이 센서 앞의 흰 선을 지나가게 하는 것이 결과가 더 좋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벙커에서
그린사이드 벙커는 40%, 페어웨이 벙커는 20% 거리가 감소되는 것이 매뉴얼이다. 6m 그린사이드 벙커샷을 할 경우 10m 거리로 계산해야 한다. 150m 페어웨이 벙커샷을 해야 할 경우엔 185m 정도로 여기고 쳐야 한다.

장 매니저는 “스크린에선 벙커 턱이 높아 보이면 무리하지 않고 옆으로 빼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또 그린 사이드 벙커에서 공을 직접 때려도 상관 없고 클럽 페이스를 열 필요도 없다.

어프로치샷
가능하면 러닝 어프로치샷이 좋다. 필드에서처럼 실수할 확률도 적어질 뿐만 아니라 기계의 오작동을 예방할 수 있다. 공을 띄울 경우 클럽 헤드가 공보다 먼저 센서를 지나가는 경우가 있는데 센서는 헤드를 공으로 인식해 생각보다 긴 샷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손미례씨는 “왼발이 높은 어프로치샷의 경우 그냥 찍어만 치면 제 거리가 안 나가는 경우가 있으니 폴로를 해 주면 좋다”고 말했다.

트러블샷
러프에서는 거리의 10%가 감소된다. 숲에서는 롱아이언으로 낮게 치면 빠져나간다. 폴로 스로를 하지 말고 임팩트만 강하게 끊어 치는 펀치샷을 하는 것이 좋다. 나무를 넘기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손씨는 “절대 안 나가니 옆으로 뺀 후 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장 매니저는 “나무 사이에 간격이 넓으면 방향키로 조정해 공간을 정면에 두고 깔아 치면 통과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러블 상황에선 긴 클럽으로 가볍게 치는 것이 결과가 훨씬 좋다.

나무 뒤로 가면 반드시 방향을 틀어서 나와야 한다. 한 타 더 치는 것을 각오하고 샌드웨지로 꺼내 페어웨이에서 다음 샷을 해야 한다.

바람
초속 5m 옆바람의 경우 경우 방향키를 한 번 정도 클릭해 오조준한다. “10m 정도의 강풍이 부는 코스에선 드라이버와 웨지의 경우 다섯 번 정도 방향키를 움직여야 한다”고 손씨는 말했다. 손씨는 또 “뒷바람에서는 그린을 맞추면 그린을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맞바람과 뒷바람일 경우 초속 5~7m에선 한 클럽 정도를 빼거나 더하면 적당하다”고 말했다.

프로 모드와 일반 모드
일반 모드는 초급자를 위한 모드다. 그린이 느리고 샷 거리가 실제보다 더 나간다. “드라이버의 경우 5% 정도 더 나가게 프로그램되어 있다”고 조 연구원은 설명했다. 또 사이드스핀의 양을 20% 줄여 슬라이스와 훅의 범위가 줄어든다.

혼내줘야 할 친구가 있다면 스파이글라스 힐 코스를 선택하라고 장 매니저는 권했다. “워낙 함정이 많은 코스라 아는 사람이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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