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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표준 채택되면 국제경쟁 앞서고 기술료 '두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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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은 10여년째 기술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이로 인해 CDMA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 퀄컴사는 지난해 말까지 국내 휴대전화 업체들로부터 2조원의 기술사용료(로열티)를 챙겨갔다. 그러나 만년 기술후진국에서 벗어나겠다는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최근에는 규모는 작지만 기술사용료를 챙기는 기업도 생기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큐리텔 등 국내 5개 업체는 동영상 압축기술인 MPEG-4의 기술 사용료로 올해 1000만달러, 내년엔 5000만달러를 거둬들일 계획이다. MPEG-4의 핵심기술 일부를 국내업체가 개발해 1999년 국제표준기구(ISO)에 의해 국제표준으로 채택됨에 따라 이 기술을 사용하는 해외업체들로부터 사용료를 받게 된 것이다.

◆국제표준 신청 러시=기술표준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최근 양대 기술표준기구인 국제표준화기구(ISO)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 국내 기술을 기술표준으로 신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손등혈관 인식 시스템을 개발한 ㈜테크스피어는 지난달 17일 ISO에 국제표준을 제안했다. 이 기술은 보안과 근태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 표준채택에 필요한 지지세력(최소 5개국)을 이미 확보했다. 이 회사의 최환수(명지대 교수)대표는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면 우리 기술을 세계가 공인하는 셈이어서 관련 제품의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고온용 폴리에틸렌(PE-RT) 난방관은 SK㈜이 2000년에 이미 기술을 개발했으나 이를 사용한 난방용관의 국제표준이 제정되지 않아 수출에 별 도움이 안됐다. 이 업체는 지난 2월 기술표준원을 통해 이 기술을 국제 기술표준으로 등재해 달라는 신청을 냈다.

?신산업 분야에 기회=국내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실적은 여전히 저조하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ISO와 IEC에 공식 등재된 1만9455건의 기술표준 가운데 100% 국내기술이 표준으로 인정받은 것은 단 7건뿐이다. 63건의 기술은 외국 업체와 공동으로 기술표준으로 인정받았다. 현재 기술표준 지정을 기다리고 있는 국내 기술규격은 31건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이 세계 최고수준의 품질과 생산규모를 갖추고 있는 LCD와 PDP 등 평판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국제 기술표준을 주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장세정 기자

*** 바로잡습니다

4월 14일자 E1면 '기술표준 잡아라' 기사와 표의 'SK케미칼'은 'SK㈜'의 잘못이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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