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알면 재밌다] 낚시·대포 발사 … 예전엔 이런 종목들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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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900년 파리에서 열린 2회 올림픽에서는 낚시, 비둘기 날리기, 대포 발사, 당나귀 타기 같은 기상천외한 종목들이 있었다. 센강에서는 장대를 기어올라 일렬로 세워져 있는 배를 위 아래로 통과하는 장애물 수영경기도 있었다.

아직 굳건히 뿌리를 내리지 못한 올림픽이 파리 만국박람회에 사람을 끌어 모으기 위한 부속 행사로 전락한 것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나중에 “이런 경기는 박람회 행사일 뿐 올림픽이 아니었다”며 역사에서 삭제해 버렸다.

육상도 초기 대회의 풍경은 지금과 많이 달랐다. 1920년 앤트워프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 전까지 역도는 육상의 일부였다. 1회 아테네 대회에서 역도는 체급을 가리지 않고 ‘한 손으로 역기 들기’와 ‘두 손으로 들기’로 나누어 경쟁을 벌였다. 1908년 런던 올림픽까지는 제자리 높이뛰기와 제자리 멀리뛰기가 있었다. 이 종목은 1912년을 끝으로 사라져 버렸다. 운동회의 단골 종목인 줄다리기 역시 1920년 앤트워프 대회까지 인기를 끌던 종목이었다.

지금도 올림픽 종목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태권도는 88년 서울 올림픽과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시범 종목으로 선보인 뒤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됐다. 하지만 아직도 퇴출 종목을 거론할 때마다 가슴을 졸인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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