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면 시장, 일본이 '포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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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일본 업체들이 중국 면(麵)시장 접수에 나섰다.

일본 최대의 면류 업체인 닛신(日淸)식품은 13일 중국 내 즉석(卽席)면 업계 2위인 화룽(華龍)에 200억엔(지분율 33.4%)을 출자해 그룹사로 편입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3일 보도했다.

200억엔 출자는 일본 가공식품업계에서는 사상 최대규모의 중국 투자다. 화룽은 증자 후 회사 이름과 상품명이 '화룽르칭(華龍日淸)'으로 바뀐다. 또 닛신은 이사진 2명을 파견하고 품질관리.마케팅.상품개발 등 전 분야에서 자체 기술과 노하우를 제공할 방침이다.

닛신은 또 중국 내에 5개의 공장을 신설, 생산능력을 30% 가량 향상시킴으로써 2007년까지 업계 1위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일본의 산요식품은 중국 내 점유율 40%로 업계 1위인 캉스촨(康師傳)에 35%의 출자를 한 바 있다.

따라서 중국 즉석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 2위 업체가 모두 일본 업체 그룹사로 편입하게 됐다.

이처럼 일본 업체들이 중국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는 중국 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즉석 면 시장은 지난해 수량 기준으로 277억인분, 세계 전체의 40%다.

2위인 인도네시아(112억인분), 3위 일본(54억인분)보다 훨씬 많다. 일본 국내 시장이 젊은 인구 감소로 최근 4년간 매년 2%밖에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 일본에서는 단가가 비싼 컵라면.컵우동 등이 60%를 차지하며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중국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봉지 면'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기술이나 노하우에서 크게 앞서 있는 컵라면.컵우동 등을 중국 시장에 집중 공략할 경우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일본 업체들의 판단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 바로잡습니다

4월 14일자 E4면 '중국 면 시장 일본이 포식' 기사에서 중국 회사 이름 '캉스촨(康師傳)'을 '캉스푸(康師傅)'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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