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시 밖을 보는 기회되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24일부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하는 것은 다시 밖을 실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다음달 1일부터 2일까지 태국에서 개최되는 ASEM은 역사상 처음으로 두 지역의 정상들이 모이는 중요한 모임이 다.기본적으로 아시아지역의 경제활력을 유럽이 인정하고 접촉을 원하기 때문에 성사된 것이다.
미국의 아시아지역에 대한 영향력쇠퇴와 중국의 부상및 그 결과로 나타나는 미.중(美.中)대립속에서 유럽과 관계를 긴밀히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金대통령은 ASEM참석외에도 아시아의새로운 활력지역으로 떠오르는 인도와 사실상 선진 국인 싱가포르도 국빈방문한다.
우리는 이번 순방에서 金대통령이 그동안 총선준비와 과거청산작업으로 다소 소홀히 했던 미래및 대외지향적인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킬 기회로 삼기를 기대한다.金대통령은 호주방문후 세계화라는국정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그러나 세계화는 한때 의 유행어로 잊혀져 가고 있다.따라서 이번 방문으로 국정의 폭을 다시 대내외로 넓히는 국정전개를 기대한다.대외적인 변화에 대한 관심은 구호차원을 뛰어넘어 우리 기업들이 국제사회에서 경쟁할 수 있는능력을 키우는데 정책의 중심을 다시 모으는 것이 돼야 할 것이다. 그동안 미국의 아시아 각국의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무관심과 고압적인 자세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아시아의 고유가치를 주장하게 만들었다.유럽은 그동안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를 중심으로 대아시아진출을 위해 주도면밀하게 준 비해 왔다.EU의 기본전략은 이같은 미국과 아시아지역간의 알력을 파고들어 더 늦기전에 아시아지역에서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것이다.우리는 올해중 선진국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게된다.따라서 이번의 정상회의와 같은 모임 은 우리로서는 아시아개도국과 유럽선진국사이에서 중간국의 이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미국과의 균형있는 협력유지가 물론 필수적이지만 유럽으로의 다각화는 이제 불가피한 추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