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걸린' 定石투자가 워런 버핏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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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달인(達人)''오마하의 현인''월가의 정석(定石)투자가'.

이런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워런 버핏(73)은 원칙을 중시하는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한 예로 그는 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스톡옵션 등으로 너무 많은 보수를 챙기는 것에 대해 늘 비판적이었다. 그런 그가 이번엔 비난을 받는 쪽에 섰다.

미국 주식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관투자가서비스(ISS)가 버핏에게 코카콜라사 이사직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것이다.

ISS는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회사가 코카콜라사와의 거래를 통해 이익을 얻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그가 코카콜라사 이사직을 수행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코카콜라사 지분 8.2%를 갖고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자회사를 통해 코카콜라사에 항공기를 리스하고 63만3000달러의 수입을 올렸으며, 또 다른 자회사는 코카콜라사에 음료수 냉각기를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ISS는 "사외이사는 그 회사와 완전히 독립적이어야 하는데 버핏은 그렇지 못하다"고 밝혔다.

ISS는 코카콜라사의 주주들에게 버핏의 재신임을 거부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코카콜라사는 오는 21일 주총에서 버핏을 포함한 사외이사들의 재신임 여부를 결정한다. 버핏은 1989년부터 코카콜라사 이사직을 맡아 왔다.

이에 대해 코카콜라사는 "버핏은 독립적인 이사로 뉴욕증권거래소(NYSE) 이사 기준에도 부합한다"며 ISS의 권고를 받아들일 의향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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