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악 탄생 50周맞아 본 컴퓨터 현재와 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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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오는 14일은 컴퓨터 에니악(ENIAC:Electronic Numerical Integrator And Computer)탄생 50주년이 되는 날이다.인류 역사상 최고 발명품의 하나로꼽히는 컴퓨터는 반세기만에 인간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현재 전세계에 6억대 가량의 컴퓨터가 보급돼 있다.이들 컴퓨터는인터네트와 연결되어 있는가 하면 「정보고속도로」를 구축하면서 정보유통혁명을 일으키고 있다.컴퓨터 탄생 50주년을 맞아 미래상을 조명해 본다.
「코끼리 컴퓨터」인 에니악과 오늘날의 PC를 비교해 보면 반세기 동안의 컴퓨터기술 성장과정이 한 눈에 들어온다.
46년 2월14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존 모클리와 프레스터에커트가 30 무게의 에니악을 만들어 냈을 때만해도 사람들은 컴퓨터를 거대한 계산기 정도로 생각했다.42평이나 되는 공간을채울 정도로 덩치가 큰데다 가격도 어마어마해 컴퓨터는 어차피 일반인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50년이 지난 지금 컴퓨터는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가장 핵심적인 필수품으로 떠올랐다.웬만한 기업활동은 컴퓨터 없이 생각할 수 없고 개인생활도 컴퓨터가 없으면 불편하기 짝이 없다. 에니악은 1초에 5천번의 덧셈과 뺄셈을 하고,3백50회의 곱셈이 가능했다.눈이 휘둥그래질만한 연산능력이었다.
그러나 47년 벨연구소의 바딘과 쇼클리가 트랜지스터를 개발함에 따라 컴퓨터는 크고 무거운 진공관을 떼내고 가뿐한 몸매를 갖게 됐다.
하지만 컴퓨터 발전의 1등 공로자는 단연 인텔사였다.인텔은 71년 수천개 이상의 트랜지스터를 작은 회로에 집적하는 기술을개발,컴퓨터의 핵심인 중앙처리장치(CPU) 4004를 생산해냈다.트랜지스터 2천3백개가 집적된 이 손톱만한 CPU는 초당 6만개의 명령어를 처리할 수 있었다.
이후 이 회사는 8088.80286.펜티엄등의 칩을 연속적으로 생산,개인용 컴퓨터(PC)의 신기원을 이룩했다.
지난해는 5백50만개의 트랜지스터를 손톱만한 칩에 집적,초당3억개의 명령을 처리할 수 있는 펜티엄프로(P6)를 발표했다.
이 칩이 장착된 노트북PC는 3㎏에 3백만원대로 예상된다.에니악에 비해 무게는 1만3천분의 1로 줄었고 가격은 1백30분의 1에 불과하다.
인터네트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도 컴퓨터 덕이다.인터네트는 정보고속도로의 기초가 되면서 전세계 정보유통의 동맥 역할을 하고 있다.컴퓨터는 이 동맥에 피를 제공.순환시키는 핵심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67년 IBM의 대형 컴퓨터 1401을 처음 들여온 이래 81년 삼보엔지니어링이 청계천에서 8비트 PC를 처음 생산했다.그후 지금까지 보급된 컴퓨터는 5백여만대.
매년 5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올해는 PC 만 2백만대이상이 보급될 전망이다.이 추세라면 1가구 1PC시대도 시간문제일 뿐이다.단순한 계산기로 출발한 컴퓨터는 반세기만에 인류 역사를 바꿀 주역으로 부상한 셈이다.
글=김종윤.그림=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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