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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오락프로 또 사람 잡을 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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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가학적'이란 비판을 받아 온 TV 오락 프로그램이 또다시 사고를 냈다.

SBS '웃찾사'의 인기 코너 '화상고'에 출연 중인 개그맨 김기욱(22.사진)씨가 25일 한 오락 프로그램 녹화 도중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 중이다. 김씨는 이날 오후 5시30분쯤 SBS 일산제작센터에서 진행된 '일요일이 좋다'의 'X맨'코너 녹화 도중 '말타기'게임을 하다 넘어져 왼쪽 무릎 뒤쪽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사고를 당했다.

김씨는 허리를 굽힌 채 서있다가 다른 출연자가 올라타는 과정에서 충격을 받고 넘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일산 백병원에서 이날 밤 수술을 받았으며, 병원 측은 "4~5개월 정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성우 장정진씨가 KBS의 한 오락 프로그램에서 떡 먹기 내기를 하다 기도가 막혀 사망한 이후 오락 프로그램들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날 사고로 비판 여론이 다시 거세게 일 전망이다. 특히 '말타기'게임의 경우 많은 시청자가 위험성을 끊임없이 경고해 왔다. 프로그램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 게임 하다 다치는 연예인 나오기 전에 바꾸시길…" 등의 의견이 많이 올라 있다.

한편 SBS 측은 신속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혁 예능국장은 "위험해 보인다는 지적이 있어 출연자들에게 무릎으로 상대방 허리를 찍는 등 과격한 행동은 절대 하지 말 것을 당부해 왔다"며 "사고를 일으킨 말타기 코너는 곧바로 폐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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