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日 자민당 의원 인턴 비서 활동 유학생 4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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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민.최희식씨, 고노 다로.야마모토 이치타 의원, 소명섭.김현성씨((左)로부터)가 지난 8일 일본 국회의사당 앞에서 만나 얘기를 나눈 뒤 손을 포개며 단합을 과시하고 있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일본의 젊은 의원들이 매우 장기적인 시각으로 정책을 연구하고 추진하는 데 놀랐어요."

일본 자민당 소속 지한파(知韓派) 젊은 의원들의 사무실에서 인턴 비서로 일하는 한국인 유학생 네명이 지난 8일 도쿄(東京)의 국회의사당 앞에서 만났다. 이들은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46)참의원 사무실의 소명섭(蘇明燮.27.와세다대 국제관계 대학원 졸), 고노 다로(河野太郞.41) 중의원 사무실의 최희식(崔喜植.31.게이오대 법학 박사과정 3년), 고바야시 유타카(小林溫.39) 참의원 사무실의 김현성(金炫成.31.도쿄대 경제학 석사과정 2년), 다니모토 다쓰야(谷本龍哉.37) 중의원 사무실의 이정민(李柾玟.여.25.와세다대 국제관계 석사과정 2년)씨다.

蘇씨는 최근 일본의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에 취직해 2년 간의 비서 생활을 곧 끝낼 예정이고, 나머지 세명은 아직 경력이 6개월 미만이다.

매주 한차례 출근하는 이들은 주로 의원들의 한국 관련 업무를 전담하거나 사무실 일을 돕고 있다.

崔씨는 "한국 인사들과의 교류를 돕고 있고, 한국어판 홈페이지 관리도 한다"고 말했다. 李씨는 "의원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것이 주업무"라고 밝혔고, 金씨는 "신문 스크랩도 하고, 각종 자료도 관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교통비.식사비 정도만 받지만 배운 것이 정말 많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崔씨는 "일본 정치인들의 상황 대처 방식이나 외교 인식 등은 책에선 배울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일처리가 너무 복잡해 답답할 때도 있다"(金씨)는 지적도 있지만 "일본 정치인들은 매우 열심히 공부한다"(李씨)는 말에는 모두 공감했다.

蘇씨는 "일본 의원들은 장기적인 정책을 꾸준히 추진한다"며 "'신세대 총리를 만드는 모임'을 이끌고 있는 야마모토 의원은 3년 앞을 내다보고 일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崔씨는 "의원들이 정책 결정을 주도하기 때문에 매일 오전 7시30분~10시, 오후 4시~6시 사이에 10~20건의 각종 연구.정책토론 모임에 참석하며 관료들과 토론도 한다"고 말했다. 蘇씨는 "의원들은 저녁에도 여러 사람을 만나 의견을 듣는다"며 "참의원 부간사장인 고바야시 의원은 매일 저녁 6~7건의 약속이 있어 2~3건은 대리인을 보내야 할 정도"라고 밝혔다.

일한정책연구소의 소개로 이들과 인연을 맺은 의원들은 "일본 정치와 관련한 의견을 듣고, 한국과의 교류 폭을 넓히려는 취지에서 한국인 인턴 사원을 두게 됐다"고 밝혔다.

'한.일 젊은 의원 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는 야마모토 의원은 "일본의 참의원 선거(7월) 후 네트워크를 재구축할 계획인데, 이들의 도움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노 의원은 "미국 유학 중 2년간 미국 의원의 인턴 비서로 일한 경험과 그 때 쌓은 인맥이 큰 재산이 됐다"며 "한국 학생에게도 같은 기회를 제공해 양국 간 우정을 더 쌓고 싶었다"고 말했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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