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렬 SBS서 토크쇼 독립프로 진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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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뺑코」(5백원짜리 동전이 들어갈 정도로 큰 콧구멍때문에 붙여진 별명) 개그맨 이홍렬(42)이 토크쇼에 도전장을 낸다.
7일부터 방송되는 SBS 『이홍렬쇼』(밤11시).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토크쇼여서 그런지 이홍렬의 요즘은 살맛 난다.『벼랑끝에 선 기분』이라는 소감이 왠지 비장하지만 표정은 첫날밤을기다리는 신부처럼 무척 즐거워 보인다.
방송가 동료들은 『오랜 소원을 풀어 좋겠다』며 그에게 덕담을아끼지 않는다.지금까지 개그 외에 보조진행자의 이미지가 워낙 강했던 터라 자기 이름을 내건 문패가 더욱 빛나 보인다.
『토크쇼 진행자는 박학다식하며 재주도 많아야 한다고 생각해요.늘 꿈꿔온 것이긴 하지만 막상 기회가 찾아오니 어리둥절하네요.기왕 시작하는 거 「자니 카슨쇼」쯤은 돼야죠.』 토크쇼는 진행자의 캐릭터나 말솜씨가 성패의 열쇠.『이홍렬쇼』의 김태성 PD는 『토크만이 아니라 코미디.콩트.MC 등 안해본 것이 없어누구보다도 명진행자가 될 여러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그를 치켜세운다.
『이홍렬쇼』의 등장으로 바짝 긴장하는 쪽은 기존의 『주병진쇼』(MBC)와 『이문세쇼』(KBS).특히 이들이 이홍렬과는 방송가에서도 소문난 단짝들이어서 선의의 경쟁도 기대된다.
『대담위주의 상대프로들과 달리 저는 다양하게 꾸미고 싶어요.
콩트와 현장탐방,노래와 음악 등을 가미해 생동감 있는 무대를 만들 겁니다.』 『연예인 일변도에서 탈피,화제성 인물을 발굴해출연자로 모시겠다』는 그는 『은유적인 성(性)묘사도 좋은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다』며 「소재파괴」도 벼르고 있다.
지난 79년 TBC 라디오 『가요대행진』을 통해 개그맨으로 데뷔한 이홍렬은 「방송의 꽃」이라는 토크쇼 진행자로 변신하기까지 꼭 17년의 세월을 기다린 셈이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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