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불발로 그친 연세대 추격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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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1점차의 아쉬운 패배는 연세대에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는아쉬움을 남겼다.그러나 연세대가 승리를 따낼 힘은 처음부터 부족했다. 역설이지만 연세대를 아쉽게 만든 것은 고려대였다.전반에 승부를 갈랐어야 할 게임을 잘못 운영,연장까지 끌려가는 곤욕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36-18,더블스코어로 앞섰던 전반14분부터 44-31로 앞서있던 전반 종료 18초전까지 6분남짓동안 고려대는 승부를 마감했어야 했으나 연세대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남자농구에서 가장 위험한 스코어차는 41-29처럼 20점차같이 보이지만 사실은 12점차에 불과,2분안팎의 시간이면 뒤집히기 십상인 리드다.공격제한시간은 30초이나 남자농구에서는 1분동안 적게는 네차례,많을 경우 여섯차례 이상 공수 전환이 이뤄지기 때문이다.고려대의 방심은 전반스코어를 11점차로 좁혀준 탓에 후반의 노도와 같은 연세대 반격을 자초한 꼴이었다.
연세대는 후반 시작하자마자 타이트 맨투맨수비로 신경전과 체력전을 펼쳤고 고려대의 공격미스가 나오면 지체없이 속공으로 전환하는 「런 앤드 건(Run and Gun)」작전으로 승부를 걸었다.연세대의 런 앤드 건은 4분30초만에 44- 43으로 따라붙으면서 게임을 미궁으로 밀어넣었다.그러나 이 과정에서 파울이 양산됐고 조상현.구본근.김택훈이 5반칙퇴장당하는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연세대의 파울수는 29개로 고려대(19개)보다 10개나 많았다.많은 파울은 고려대 선수 들을 교란시켰지만 심판들이 연세대의 파울에 대한 주의를 집중시켰다.승부가 갈린 연장종료 24초전 우지원의 트레블링(워킹)에 대한 김택훈의 사소한어필에 대해 선언된 테크니컬 파울이 좋은 예다.연세대는 여기서고려대 김병철에게 결승자 유투 1개를 내주고 말았던 것이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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