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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당 232곳 공천심사 뒷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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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한국당(가칭)의 공천뚜껑이 열렸다.치열한 경합끝에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을 거쳐 풍성한 화제를 남기고 있다.최종 낙점때는김영삼(金泳三)대통령도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문제지역을 검토했다.이 과정에서 공천심사위가 만장일치로 결정했던 곳이 뒤집히기도 했다.
2일 공천이 공식발표되자 당사자들은 희비(喜悲)가 교차하는 모습이다.공천자들은 승리를 장담하며 지역으로 향했고 예선탈락자들은 거칠게 항의했다.상당수의 낙천인사들은 결정에 불복하며 본선에서의 역전을 다짐했다.
…공천신청자들에게 사실상 운명의 순간은 1일.강삼재(姜三載)총장이 공천심사위의 심사결과를 가지고 청와대로 가 金대통령에게보고한 시점이었다.이때 金대통령은 단수지역 가운데 6~7개 지역은 『더 검토해보자』고 했다고 전해진다.그래서 보류로 넘겨진곳이 김정남(金正男)의원이 내정됐던 삼척을 포함,경산-청도(내정자 李永昶의원)대구 수성갑(〃李民憲의원)군산갑(〃張明珪전북의사회장)담양-장성(〃金一斗광주지검민사조정위원)등.평택갑(〃金永光의원)도 같은 경우.관계자들은 이들 지역에 金대통령이 의중을두고있는 다른 인물이 있거나 내정자의 면면이 흡족하지 않은 경우라고들 분석했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철저하게 여론조사에 바탕을 두었으며 이때문에 대통령도 마음에 있는 사람을 포기한 경우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삼척 신현선(申賢善)봉황새마을금고이사장,경산-청도의사업가 박영봉(朴永奉)씨등이 현역의원과 팽팽한 수치를 나타내고있다는 것이다.평택갑도 원유철(元裕哲)전도의원이 金의원을 앞서다시 한번 조사하기로 했다고 한다.
…아무튼 보류된 지역은 20개.경주갑 (黃潤錤의원과 鄭鍾福전검사).홍천-횡성 (李相龍전강원지사와 李應善전의원).김포(金斗燮의원과 朴宗雨전인천시장)처럼 처음부터 우열을 가릴 수 없었던곳을 포함해서다.인천의 계양-강화갑구는 은퇴를 선언한 이승윤(李承潤)의원을 복귀시켜야 한다는 지역의견 때문에 보류.영주는 장수덕(張壽德)씨가 여론조사에서 강세나 금진호(琴震鎬)의원이 밀고 있는 김준엽(金俊燁)씨 때문에 당조직이 반발해 결정을 유보했다. 대구북갑은 군위-칠곡을 희 망하던 전국구 이수담(李壽심)의원을 배치하려했으나 본인이 고사,이수성(李壽成)총리의 동생 이수인(李壽仁)전의원의 영입을 추진키로 했다.서대문을도 안성혁(安聖爀)전위원장이 최적격이라는 판단아래 출마를 권했으나 본인이 『돈이 없다』며 종적을 감춰 그대로 뒀다.영양-봉화-울진은 강신조(姜信祚)의원과 김광운(金光云)위원장이 팽팽하나 인구면에서 金위원장의 이점이 있다는 판단이다.보류된 경주갑은 황윤기(黃潤錤)의원이 인지도에서 앞선 반면 정종복(鄭鍾福)전검사가 잠재력이 커 鄭검사의 손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김천은 정해창(丁海昌)전청와대비서실장을 위해 비워놓았다는 관측이나 『당이나 丁씨 모두에게 어려움이 많아 신중히 결정할 문제』라고 말하고 있어 불투명하다.여기에 서울 광진을에 내정된 양지청(楊 枝靑)국토개발연구원연구위원이 집안의 완강한 반대를 이유로 막판에 보류를 요청,21개가 됐다.
…공천의 후유증도 적지 않다.안상수(安商守)변호사가 공천을 받은 과천-의왕에는 현역위원장인 박제상(朴濟相)의원이 당사를 찾아 『길도 모르는 사람을 공천하느냐』며 『반드시 살아올테니 그때 보자』고 오기에 찬 다짐을 하고 자민련으로 향하기도 했다.지역구가 합쳐진 거창-합천은 심사위원인 서정화(徐廷華)총무가수석부총무인 권해옥(權海玉)의원의 「당공헌도」를 들어 강력히 추천했으나 인구가 많은 거창출신의 이강두(李康斗)의원 공천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제천- 단양은 이춘구(李春九)전대표가 이원종(李元鐘)전서울시장을 밀었음에도 여론조사에서 우세를보인 송광호(宋光浩)의원이 공천장을 따는데 성공.李전시장은 공천을 받지 못하면 출마하지 않으나 宋의원은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할 것이라는 점도 고려 됐다고 한다.금산-논산에서는 고 유진산(柳珍山)당수의 아들 유한열(柳漢烈)전의원이 오갑수(吳甲洙)경영개발연구원장에 판정승했다.문경-예천은 이승무(李昇茂)의원이 출마를 포기해 자연스럽게 황병태(黃秉泰)전중국대사로 결론이 났다.
김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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