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탄소연대 측정으로 박수근 ‘빨래터’ 진품 판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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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위 논란에 휩싸였던 박수근(1914∼65)의 ‘빨래터’(사진)가 과학감정에서 진품으로 판정됐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는 “지난 1월 감정위원들의 안목 감정 결과 진품이라고 결론내렸지만 많은 이들이 계속해서 객관적 근거를 요구해 서울대와 도쿄예술대학에 과학감정을 의뢰, 진품 판정을 받았다”고 3일 발표했다. 서울대 기초과학공동기기연구원 정전가속기연구센터 윤민영 교수는 “방사성 탄소연대측정 결과 캔버스와 액자는 48∼52년에 만들어진 걸로 추정됐다. 물감을 원소분석(PIXE)한 결과 비교 대상 진품인 ‘귀로’ 등 7점과 동일한 분포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일본 도쿄예술대 보존수복유화연구실도 안료 분석을 통해 ‘빨래터’에는 박수근의 다른 작품과 대체로 동일한 물감이 사용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감정연구소에서는 1월 당시 “탄소 반감기를 이용한 과학적 연대측정은 오차범위가 ±50년이라 이번 감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윤 교수는 이에 “이번 연대측정은 탄소 반감기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차범위가 ±4년인 방사성 탄소연대측정법에 의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감정을 의뢰했던 서울옥션은 “과학감정에서도 진품임이 재확인된만큼 미술계의 발전을 위해 불필요한 논란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명지대 최명윤(문화재보존관리학) 교수는 “어떤 작품들을 기준으로 삼았는지 공개할 필요가 있으며, 분석한 5가지 색의 물감은 제조 시기에 관계없이 동일한 성분과 분포도를 보이는 특성이 있으므로 물감 분석을 통한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빨래터’는 지난해 서울옥션 경매에서 국내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인 45억2000만원에 팔렸다. 그러나 미술잡지 ‘아트레이드’는 올 1월초 이 작품의 위작 의혹을 제기했고, 서울옥션은 1월말 이 잡지 류병학 편집주간과 발행인 강병철 자음과 모음 대표 등을 상대로 30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양측이 만나 의견을 밝히는 변론 준비기일은 4일이며, 다음달 중 첫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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