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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이승렬, 수원 ‘19경기 불패’ 막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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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하우젠컵 A조 7차전 수원-서울전 전반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터뜨린 이승렬(中)이 검지손가락을치켜들며 달려 나오는 순간, 수원 서동현(左)이 망연자실하게 쳐다보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푸른 날개의 무한 비상이 붉은 신예의 한 방에 꺾였다.

열아홉 살 ‘겁 없는 아이’ 이승렬(FC 서울)이 수원 삼성의 무패 행진을 18경기에서 멈춰 세웠다. 2일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하우젠컵 A조 7차전에서 이승렬이 전반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터뜨린 서울이 수원을 1-0으로 눌렀다.

서울은 통산 50번째 라이벌 대결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수원전 5연패의 수모도 씻었다. 수원의 차범근 감독은 홈에서 시즌 첫 패배의 아픔을 맛봤다.

장대비 속에서 펼쳐진 경기는 단 1초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빨랐다. 수원은 전·후반 19개의 슈팅을 날리며 서울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지만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리지 못했다.

전반 5분 서동현의 롱패스를 신영록이 슛한 볼이 골라인을 넘기 직전 서울 수비수 김진규가 가까스로 걷어냈다. 19분에는 수원 에두의 중거리슛이 옆 그물을 때렸다. 32분 서동현의 오른발 터닝슛도 아까웠다.

전반 종료 후 3분간 주어진 추가시간도 끝나갈 무렵 이날의 결승골이 터져나왔다. 최원권의 긴 크로스를 가슴으로 잡아낸 이승렬이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수원 수비수를 맞고 튀어 오른 볼을 이승렬이 재차 왼발슛으로 연결했다. 공은 이운재의 손끝을 피해 오른쪽 골네트로 빨려 들어갔다.

후반 들어 수원은 안효연·이관우·조용태를 잇따라 투입하며 더욱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마음만 급했다. 잘 맞은 슈팅은 서울 골키퍼 김호준의 선방에 막혔다. 5월 14일 컵대회 제주전에서 퇴장당한 서울의 귀네슈 감독은 관중석에서 같은 터키 출신인 야신 코치에게 휴대전화로 작전을 지시했다. 귀네슈는 “라이벌전 승리라고 해서 특별할 것은 없다. 주말 정규리그를 대비해 결과보다 내용을 중요시했다”고 말했다.

15승 3무 끝에 시즌 첫 패배를 당한 수원 차 감독은 “부상 선수가 많았는데 정규리그가 아닌 컵대회에서 져서 오히려 부담을 덜었다. 우리 선수들이 잘해 줬다”며 담담하게 패배를 받아들였다.

황선홍 부산 감독은 제주 원정에서 김유진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기며 6연패 끝에 값진 1승을 거뒀다. 울산은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3-2로 앞서던 후반 종료 직전 페널티 킥을 내줘 3-3으로 비기며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설상가상으로 울산 오장은은 후반 14분 왼쪽 발목 바깥쪽 인대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며 올림픽팀 합류가 불투명해졌다. 성남은 2골을 몰아친 최성국의 원맨쇼를 앞세워 대전에 2-1로 역전승했다.

울산·수원=김현승·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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