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빅리거’ 김선우 살아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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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선우가 삼성 김재걸을 삼진아웃 시킨 뒤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연합뉴스]

올 시즌 국내에 복귀한 메이저리그 출신의 투수 김선우(두산·31)와 서재응(KIA·31)은 약속이나 한 듯 기대에 못 미쳤다.

김선우는 26일까지 7경기에 출장해 1승3패 평균자책점 6.41, 서재응은 11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했다. 팬들은 빅리거의 호쾌한 투구를 기대했지만 이들은 국내 무대 적응에 힘겨워하고 있다. 허벅지 부상으로 5월 한 차례 2군에 갔다 온 서재응은 팔꿈치 부상으로 다시 2군에 머무르고 있다. 김선우도 4월 중순부터 한 달 넘게 2군에 머물렀다.

이들의 부진은 여러 가지 이유로 분석된다. 충분하지 못한 훈련량으로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즌을 맞이했다. 또 거액의 몸값에 따른 심리적 부담감도 어깨를 짓눌렀다. 서재응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허벅지 등 잔 부상을 당했고, 김선우는 시즌 초반 무리하면서 어깨에 피로가 누적돼 100%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와는 다른 국내 타자들의 스타일에 적응하는 것이 어렵다고 복귀파들은 공통적으로 말한다. 초구부터 힘과 힘으로 상대하는 메이저리그와는 달리 국내 타자들은 최대한 공을 기다리는 성향이 짙다. 헛스윙을 유도하는 유인구에 잘 속지 않고 특정 구질을 노려서 치는 기술이 뛰어나다. 지난해 한국 무대로 돌아온 송승준(롯데)과 봉중근(LG)이 1년간의 적응기를 거쳐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김선우는 27일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7이닝)을 던지며 가장 뛰어난 피칭을 했다. 7회까지 단 86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4피안타·1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최고 구속 149㎞의 힘 있는 포심 직구와 140㎞에 못 미치는 투심 직구가 위력적이었다. 유일한 실점은 불규칙 바운드로 내줬다. 7회 1사 1루에서 채태인이 친 타구가 1루수 앞에서 튕기면서 행운의 안타가 됐고 결국 1사 1·3루에서 내야 땅볼로 실점을 했다. 두산은 1회 타자 일순하며 4안타·2볼넷으로 5점을 뽑아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우리 장원삼은 LG를 상대로 6피안타·7탈삼진 역투로 5-0 완봉승을 일궈냈다.

1위 SK는 11안타로 9득점하는 타선의 집중력을 바탕으로 한화에 9-7로 이기며 7연승을 질주했다.

KIA는 깜짝 선발 임준혁이 5이닝 6피안타·무실점 호투로 데뷔 첫 선발승을 따냈다. 반면 롯데는 번번이 득점 기회를 놓치며 4연패로 고개를 떨궜다.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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