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화학주, A+ 받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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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실적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다음달 9일 LG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거래소의 ‘대장주’들이 잇따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그동안 증권시장은 다시 불거진 미국 투자은행 부실과 중국 증시의 추락으로 맥을 못 췄다.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 정보기술(IT)이나 자동차 관련주조차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실적 발표가 임박하자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증시를 짓눌러온 변수들도 정리가 돼가고 있어 실적이 두드러질 종목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증권가의 기대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내는 종목은 주가 흐름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철강과 화학주 주목=2분기 국내 기업의 이익 전망은 낙관적이다. 세계 곳곳에서 폭락 장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국내 증시가 그나마 선방을 하고 있는 이유다. 실제 대표적인 500대 기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S&P 500지수에 포함된 기업의 2분기 실적이 7.6% 감소할 것이란 전망과 대조적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이 제품가격 인상 효과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중소형 철강주다. 석 달 전 예상할 때는 2분기 순이익 증가율이 33% 정도 오를 것으로 보였지만, 최근 전망치는 130%까지 늘었다. 특히 포스코의 열연제품 대리점은 포스코의 가격 인상에 따라 3분기 이후에도 실적 개선이 뚜렷할 전망이다. 싸게 사둔 제품을 비싸게 팔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화학 업종 역시 주목받고 있다. 주력 제품 매출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는 금호석유와 삼성정밀화학, 휴캠스를 중심으로 실적 전망이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계 업종의 활약이 눈에 띈다. 풍력발전과 해외 플랜트의 호조로 태광과 성광벤드, 현진소재 등 코스닥 기계 업종이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형 납품 계약을 따낸 현진소재가 5% 이상 올랐다. 환율 상승의 혜택을 볼 IT·자동차 업종에 대한 증권사의 매수 추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3분기 이후 기업 부담 늘 듯=기업 이익 증가 추세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기름값이 언제까지 고공행진을 펼칠지 불투명한 데다,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가마저 물가 불안으로 인해 긴축의 고삐를 죄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선진국들의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한국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것은 신흥시장의 수요가 살아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이주호 연구원은 “3분기에는 기업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고유가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여행 업종은 하반기에도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금융 업종과 소비재 업종도 하반기 전망이 썩 좋지 못하다. SK증권 최성락 연구원은 “국내외 경제 여건이 썩 좋지 않아 지금 시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높은 편이 아니다”라며 “3분기 이후에도 이익 성장이 계속될 업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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