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컴퓨터 켜면 그들이 가는 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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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내공이 쌓일수록 즐겨찾기는 나를 드러내는 또 하나의 프로필이 됩니다. 요즘 어떤 드라마에 ‘버닝’하는지, 어떤 취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지, 어떤 은행을 주로 이용하는지까지 즐겨찾기 폴더만 열어 보면 바로 알 수 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궁금해집니다. 공부면 공부, 취미면 취미, 똑 소리 나게 챙기는 옆자리 친구의 즐겨찾기 폴더에는 과연 어떤 사이트가 모여 있을까요.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 통계수치를 좔좔 읊어대는 그 전문가의 즐겨찾기는 어떤 사이트로 채워져 있을까요. week&이 각계각층 17인의 은밀한 ‘인터넷 아지트’를 들여다봤습니다.


세계 유명대학 돌며 ‘공짜 공부’

 ‘공부의 신’은 어떤 사이트에 접속할까. 강성태씨는 2001년 수능에서 400점 만점에 396점을 맞고 현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 대학연합 학습사이트 ‘공신(http://gongsin.com)’의 대표 운영자이기도 하다.

강씨는 학부 시절부터 세계 최고 대학들 사이트에 자주 들렀다. MIT(http://ocw.mit.edu), 예일대(http://oyc.yale.edu), 버클리대(http://webcast.berkeley.edu/courses.php)의 수준 높은 수업을 공짜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유학의 꿈을 다지기 위해하버드 대학원 홈페이지(www.gse.harvard.edu)에 자주 접속한다.

리포트·논문을 작성할 때 편리한 사이트도 즐겨 찾는다. 보통 문서작업은 워드나 한글로 하기 쉬운데 구글 오피스를 쓰면 (http://doc.google.com)을 하면 웹상에서 문서가 자동 저장된다. USB를 자주 잃어버리는 사람이라면 유용하다. 북코스모스(www.bookcosmos.com)는 책 요약본이 올려져 있어 시간이 없을 때 효율적이다.

국내 포털로 들어가면 ‘낚이는’ 일이 많아 뉴스는 구글 뉴스(http://news.google.com)에서 확인한다. 정리가 일목요연해 보기 쉽다. 입시 사이트를 운영하다 보니 EBS(www.ebs.co.kr)도 빼놓을 수 없다. 뻔하지만 필수 사이트다. 헷갈리는 입시전형이 대학별로 정리돼 있고, 수시 대비 대학별 특강이나 실시간 경쟁률이 올려져 있다.


‘안티팬’ 만들려 ‘연예뉴스’사냥

 최근 KBS ‘개그콘서트’에서 ‘왕비호(왕비호감의 줄임말)’란 별칭으로 유명해진 윤형빈씨. 연예인들에게 독설을 퍼부어 100만 안티팬을 모으는 캐릭터다. 직설적인 발언도 파격적이지만, 그가 네티즌 악플을 소개하며 여유 있게 되받아치는 게 웃음의 포인트다. 그래서 윤씨는 다른 개그맨들보다 인터넷을 찾아보는 일이 많다.

일단 독설 대상을 찾기 위해선 네이버의 연예뉴스를 샅샅이 훑는다. 안티팬을 왕창 모을 수 있는 소녀시대·슈퍼주니어·동방신기 등의 화젯거리를 알기 위해서다. 방송이 나간 뒤엔 디씨인사이드의 코미디 프로그램 갤러리(http://gall.dcinside.com/list.php?id=comedy)부터 클릭한다. 네티즌 반응이 놀랄 만큼 빨라 출연 직후부터 ‘오늘 강한데’ ‘이렇게 했어야지’ 등의 글이 올라온다.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아이디어도 구하기 쉬운 곳이다. 얼마 전엔 ‘윤형빈씨 보세요’란 글이 올라와 클릭하니 생명보험사 로고가 떠 있었다. 윤씨는 이를 반영해 “(안티 많아졌다고) 생명보험 아줌마들 전화 많이 해” 같은 대사를 만들어냈다. 웃긴 대학(http://web.humoruniv.korea.com)도 유머 소재를 찾기 위해 자주 가는 사이트. 네티즌들이 올린 ‘웃긴 얘기’가 많아 쓸모 있다. 또 다른 즐겨찾기 사이트는 큐오넷(www.cuonet.com)이다. 취미인 작곡과 관련된 궁금증을 풀 수 있고, 악기 검색도 쉽기 때문이다.


 추억의 팝송 찾아 ‘유튜브’

드러머이자 방송인 남궁연씨. 음악작업 외에도 자동차 시승기를 연재하는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그에게 인터넷은 유용한 정보를 가득 담은 보물창고다. 보통 하루에 5시간 정도를 인터넷 검색에 쓴다는 그가 가장 즐겨 찾는 사이트는 단연 유튜브(www.youtube.com). 5년 동안 라디오 DJ를 하면서도 찾지 못했던 추억의 팝송을 최근 유튜브에서 발견하고 나서는 이 사이트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졌다. 어릴 적 전파사 앞에서 처음 들은 후 뇌리에 박혀버린 이 노래의 제목은 도니&마리 오스몬드의 온 더 셸프(on the shelf)였다(http://kr.youtube.com/watch?v=mbMd6OiAWsc). 장르별로 24시간 음악 듣기가 가능한 아이튠즈(www.apple.com/itunes) 역시 그가 즐겨 찾는 사이트 중 하나다.

자동차 매니어로 시승기도 쓰고 있는 그는 자동차 사이트 에드문드닷컴(www.edmund.com)을 자주 방문한다. 자세하다 못해 혹독한 자동차 평가가 있는 곳이다. 오토 조인스(http://auto.joins.com)의 동영상 시승기 ‘오토뷰’도 꾸준히 점검한다. 그 외 그의 즐겨찾기 폴더에 담겨 있는 사이트는 50여 개. 그중 사적인 비밀 사이트 몇 개는 아내에게 들키지 않도록 센스 있게(?) 이름을 바꿔 놓았다고.



글=이영희·이도은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그래픽=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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