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미각산책>런던 "더그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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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런던 하이베리 레스토랑 「더 그릴」.
사람들이 레스토랑을 선택하게 되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음식의 가격,함께 식사하는 동료,음식의 종류,레스토랑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선택 요인이 작용한다.
나는 레스토랑을 선택할 때 새로운 경험을 얻을 수 있느냐에 주안점을 둔다.새로운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곳에 가보려면 대개많은 돈의 지출을 감수해야 하지만 때때로 생각보다 부담이 덜 되는 곳도 있다.
나의 이같은 취향에 맞는 레스토랑이 바로 이곳이다.런던 하이베리 근교에 위치한 더 그릴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공수한 육류요리와 와인을 맛볼 수 있는 전문식당.
남아공에서 이민온 부부가 최근 개장한 이곳은 벌써 음식맛과 와인의 명성이 자자할 정도로 런던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곳이다. 여느 작은 레스토랑처럼 더 그릴도 간결한 장식이 인상적인작은 복도를 따라 테이블이 놓여져 있고 맨 구석에는 석탄으로 굽는 커다란 그릴이 설치되어 있다.이 그릴은 남아공의 전통 주식인 바비큐 요리를 위한 것이다.
더 그릴은 또 손님에게 주문받는 방식도 독특하다.주문받을 때는 웨이터가 흑판에 손으로 직접 쓴 메뉴판을 손님이 찬찬히 볼때까지 보여준 뒤 음식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더 그릴에는 배경음악이 전혀 없는 것도 특징이다.나의 경우 더 그릴에 들르면 음악 대신 저녁 창가에 물드는 노을이 전경 음악처럼 다가오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한다.
더 그릴의 요리는 등심스테이크가 18파운드(약 2만1,600원),안심스테이크 15파운드(약 1만8,000원),송아지 커틀릿 14파운드(약 1만6,800원)며 샐러드는 고기요리 가격에포함돼 무료로 제공된다.고기 요리와 곁들여 마시 는 남아공산 와인은 한병에 12파운드(약 1만4,400원)부터다.
마틴 반 칸 〈그랜드 하얏트 서울 객실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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