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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세계문화오픈 '열린공간 예술단' 美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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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 WCO 열린공간 예술단이 미국 공연에 앞서 6일 한 자리에 모여 마지막 리허설을 하고 있다.앞줄 왼쪽에서부터 국선도의 이은주,기천문의 지성철,도화재의 천명귀씨. [김경빈 기자]

"우리 민족 고유의 혼과 얼이 깃들어 있는 선도(仙道) 공연을 세계인들 앞에서 펼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설렙니다. 카네기홀 등 최고의 무대도 마련돼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고 돌아오겠습니다."

미국 뉴욕과 워싱턴에서의 세차례 공연을 위해 세계문화오픈(WCO) '열린공간 예술단' 일행 14명을 이끌고 7일 출국한 박광태(朴珖泰.45)감독은 이렇게 각오를 다졌다.

"이번 공연에서는 '국선도' '도화재' '기천문' 등 3개 선도 수련단체에서 선발된 아홉명의 수련자가 각각의 독특한 수련자세에 드라마적인 요소를 가미한 율동을 국악에 맞춰 선보이게 됩니다. 도화재는 하늘(天)의 기운을 대금으로 풀어주고, 기천문은 땅(地)의 기운을 북으로 울려주며,국선도는 인간(人)의 모습을 소리로 나타낼 것입니다."

朴감독은 "선도를 우리 가락에 맞춰 춤으로 보여주는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수련 자세를 율동으로 표현하는 것이 무척 힘들어 모두가 고생깨나 했다"고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고수(鼓手)로 참가하는 이윤선(李允先.진도군립예술단장)씨는 "선도와 다른 예술의 만남은 통일신라 때부터 내려왔던 '풍류도' 를 재현하는 작업일 수도 있다"며 "이제 시대가 이러한 흐름을 요구하고 있어 선도도 이에 적극 대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국선도의 이은주(李銀珠.32)씨는 "고생스럽긴 했지만 여러 선도 단체 수련자들이 만나 합동훈련을 하면서 다른 수련단체의 장점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개천절 남북공동행사에 참가해 단군릉과 백두산에서 공연했었다는 기천문의 지성철(池聖澈.42)씨는 "공연도 수련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수련이 인간의 내면 세계로 들어가는 촉매제라면 공연은 이를 외부로 끌어내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뉴욕에 본부가 있는 WCO는 반목과 대립으로 얼룩진 오늘의 지구촌을 건강한 삶과 평화가 넘치는 아름다운 세계로 만들겠다는 취지로 결성된 문화단체다.건강.예술.사회 등 3개 문화분야에 걸쳐 세계 각국의 5963개 단체가 가입해 있다. 미국 내에 뉴욕.워싱턴 등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다섯곳의 오픈센터를 두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다음달 서울 서소문에 국내 첫 오픈센터 (02-736-7710.(www.wco21.com)) 를 개원한다. 오픈센터는 관심있는 사람들이 무료로 강의를 듣고 정보.경험도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미국 오픈센터 개원 2주년과 서울 오픈센터 개원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공연은 '천지인(天地人)의 만남과 상생'이라는 주제로 뉴욕의 카네기홀(4월 10일)과 플러싱 타운홀(13일), 워싱턴의 슐레징거 콘서트홀(16일) 에서 펼쳐진다.

WCO는 전세계 문화.예술.수련인들의 한마당 축제인 '세계문화오픈 2004' 행사를 오는 9월 뉴욕과 한반도에서 순차적으로 열 예정이며, 이를 위해 지난해 워싱턴과 서울에서 예비 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김세준 기자<sjkim@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kgbo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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